12년전 쯤 본거 같아요..
오랜만에 봐도 너무 재밌네요;.

서울 대학로를 올 때면 늘 붙어 있던 뮤지컬 빨래.
벌써 20년이나 되었다고는 하지만, 제목만 들어봤을 뿐, 내용도 모르고, 볼 생각조차 없던 작품이다.
금년 들어 한 달에 공연을 한편 내지 두 편을 보고 있는데, 이번 4월에는 마땅히 볼 작품이 없던 찰나에 이 작품을 누군가가 소개를 해주었다.
지역에 사는 관계로 서울 공연은 늘 가격이 부담된다. 그래서일까 6만 원 이하로만 공연을 보곤 하는데, 그게 많지 않아서 늘 고민된다.
6만 원 이하이면 대부분 소규모의 공연이나, 검증되지 않은 작품들인데, 20주년을 맞이한 빨래가 2만 원 석이 풀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예매를 하였다.
물론 그 2만 원 석은 시야 제한 석이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하여 보게 된 빨래이다.
내가 발부받은 티켓은 1층의 맨 뒷열로 시야 제한 석이다.
보는 데에 지장은 없었지만, 배우들이 옥상에 올라가면 대가리가 잘려 모가지만 나오는 괴상망측한 장면이 보이곤 했다. 아마도 이런 것 때문에 시야 제한 석이라 붙이고 2만 원이라는 헐값에 판매를 한 모양이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 1층 화장실을 찾았다.
그런데 소변기 없이 대변기만 달랑 하나 놓여 있더라는 황당함이...
사실, 이것도 원래는 여자 화장실이었던 거 같다.
빨래 2만 원에 풀렸다는 소식을 알려준 나의 지인이 지난주에 이 공연을 봤었을 때 1층에 화장실이 없다고 블로그에 올린 바 있는데, 어쩌면 공연 관계자가 그 글을 본거 같다. 임시방편 식으로 남자 화장실을 만들었지만, 남자의 경우 대변기보다는 소변기가 편한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 화장실은 2층에서도 문제였다.
2층에는 여자화장실만 있고, 남자 화장실은 설치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비단 여기뿐만이 아닌, 이건 공연장들의 문제인데, 아무리 연극이나 뮤지컬을 여자가 많이 본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남자 화장실을 안 만드는 것은 왜일까?
여자분들이 늘 사회적 약자라 칭얼거리지만, 공연 문화에서만큼은 남자가 약자인 셈이다. 나 같은 경우 화장실을 다른 이들보다 자주 가는 편인데, 이럴 때면 늘 난감해진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15분 포함 총 165분이다.
이날의 공연은 14시 07분에 시작하여 15시 24분에 1막이 끝났으며, 38분에 2막이 시작하여 16시 50분에 끝을 맺었다.
대학로 공연장을 올 때면 늘 짜증 나는 것이 돼지 멱따는 소리로 한두 번도 아니고 공연 시작 전까지 무대 촬영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웃긴 게, 무대 촬영은 하지 말라면서 커튼콜은 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커튼콜 촬영할 때 무대 다 보이는데 대체 뭐 하자는 속셈인 걸까? 그리고 휴대폰 전원 꺼놓으라고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그러면 커튼콜 촬영을 할 수 없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걸까?
14시 공연 시작 전 빵 역을 맡은 강인영 배우가 나와서 객석의 흥을 돋아 주었다.
20주년에 30번째 빨래이기에 한 번 이상을 본 관객이 많을 거라 예상하여 배우가 여러 번 본 사람 손들어보라 하였으나 의외로 이날은 나 포함 거의 대부분이 처음 보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빠순이들이 아닌 중장년층이 많았던 것도 특색이었다.
두 번째 질문으로는 멀리서 온 분들 손들어 보라 하였는데, 처음에는 양평, 다음으로는 제주, 청도 순으로 손을 들었다. 그런데 끝판왕이 나타났으니 영국 런던에서 왔다는 것이다. 확인할 길은 없었으나 그 멀리에서 오다니... 물론 이 공연을 보러 일부러 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배우분은 흐뭇해하더라는...
14시 07분 빨래의 첫 넘버인 서울살이 몇 핸 가요부터 시작이 되었다.
이곳에 나오는 출연자들은 모두 타지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타향살이를 한다.
그래서일까 1994년 MBC에서 방영되었던 주말 드라마 서울의 달이 공연 보는 내내 떠오르곤 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여주인공 나영과 남주인공 솔롱고는 뭔가 무능력한 사람들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나영은 5년간 무려 아홉 번의 직장을 옮겨 다녔고, 솔롱고 또한 5년간 다섯 번의 이직을 했기 때문이다.
5년간 아홉 번이면 거의 6개월마다 이직을 한 셈인데, 1년도 못 채우는 끈기 없고 능력 없는 사람을 뭔가 과대포장해 준 것은 아닐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서울 살이를 해보지 않아서인지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5년간 아홉 번의 이직을 하였다면 무능력자인데, 굳이 서울을 고집해야 하는 것일까? 지역에도 좋은 일자리 많은데 왜 서울만 고집하는 것일지... 지역에 사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은 나영이 브래지어를 옥상에 널으려고 하니 주인 할매가 그런 건 방에다 널어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같은 빨래인데 뭐는 되고 뭐는 안되다니...
그런데 희정 엄마는 구씨의 팬티를 널었음에도 주인 할매가 뭐라 하지 않는다. 여자 속옷은 안되고, 남자 속옷은 되는 이유가 있단 말인가? 은연중에 남녀 차별이 보이는 대목이다.
여덟 명의 배우 중 가장 눈에 띈 배우는 나영이 아닌 희정 엄마 역을 맡은 김은지, 그리고 그녀의 상대역인 구시를 맡은 한우열이었다. 이들이 나올 때가 가장 재밌기도 하였고 말이다.
공연은 재미났지만, 짜증 날 때가 있었으니 나의 앞열인 12열 8번에 앉은 어떤 아줌마 때문이었다.
분명 휴대폰을 끄라고 하였음에도 공연 중에 켜서 확인하는 배짱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뿐이 아니다. 극이 진행된 150분 내내 물을 처마시질 않나, 이날 비가 와서 다들 우산을 하나씩 지참했는데, 그 우산을 앞자리에 걸어서 앞 열에 앉은 분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진짜 이런 개념을 밥 말아 먹은 인간 같지도 않은 아줌마 대체 왜 공연을 보러 온 것일까?
대부분의 뮤지컬이 15만 원 안팎인데 반해, 빨래는 최고 가격이 겨우? 77,000원이다.
내가 본 시야 제한석의 경우는 2만 원에 불과하기에 나처럼 가격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인 빨래.
이번 공연은 9월 21일까지 하는데, 그전에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공연이 끝나면 몇 주 후에 다른 출연자들로 31번째 빨래를 이어가겠지...

비바람이 맞으며 찾아간 보람이 있습니다. 울고 웃고 오랫만에 힐링 했습니다.

20주년 동안 정말 많은 회차를 N차 관람 해왔습니다.
빨래는 제가 20대 초반에 처음 접했던 뮤지컬이었습니다.
당시에도 빨래가 주는 메시지가 좋아서, 노래가 너무 좋아서
많이 웃고 울고 했던 뮤지컬인데요.
이런 빨래를 30대 후반인 지금에도 다시 찾게 되네요!
정말이지 빨래는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새로운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20대에 봤던 빨래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공감하며 봤던 빨래라면
30대 초반에는 갑질하는 빵사장을 욕하면서 봤었고
지금 30대 후반에는 지금의 저 처럼, 나영이와 솔롱고의 미래가 당장은 괴로워도 열심히 버티면! 언젠가는 행복해질거라는 확신에 응원을 하며 보게 되었어요!
이번 20주년 배우님들도 모두 연기 최고였습니다!
좋은 공연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관람했어요 배우분들 열정적으로 연기해주셨고 재미있게잘 관람했어요 두번째줄이었는데 고개가 좀 아프긴해도 의자컨디션도 나쁘진않았고 웃다 울다 즐겁게 관람하였습내 굿즈 파는곳이 협소하고 나가는 인파에 구매할수가없어 조금 아쉬웠고 직윈분들이 다소 친절하진 않으셨어요 모처럼 힐링하고 즐거운 시간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