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캐스팅인데 두 분 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날짜만 맞춰 갔더니 윤주상 님이 나왔습니다.
tv 로만 보다가 연극 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중후하면서도 확 끌리는 목소리와 카리스마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전부 자연스러워서 공연 시간 내내 푹 빠져서 보게 되더라구요. 역시 연륜있는 분들의 공연은 깊은 여운이 남는 것 같습니다.
황비서 역은 박기산님이었는데, 덕분에 많이 웃었구요...ㅎ
새롭게 관심이 가는 배우였어요.
무대 설치가 독특해서 답답하지 않고 넓어보이기도 했습니다.
꽤 괜찮은 공연이네요.

배우들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무대 연출이며 아이디어가 참 좋았습니다.
작품의 내용도, 연극을 보고나면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보청기회사 회장님 봉달수의 자서전을 인기작가에게 맡기면서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연극입니다.

초반부터 회장님의 카리스마를 풀풀 풍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무대 조명만으로 나타내는 길이라고 할까요?
극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되었습니다.

또한 극 중간중간에 쉴새없이 나오는 코믹한 연출과 꽁트, 과거 이야기가
자칫 길게 느껴질 수 있는 공연시간을 금방 지나가버리게 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운전씬이 최고!!^^

보청기를 만들게 된 계기나 아내와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는 꽤나 감동적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극 후반부에 나오는 회장님과 작가의 자아성찰부분이라고 할까요?
신비로운 분위기는 있으나 갑자기 판타지물이 되는 것 같아
조금 이질감이 드는 부분이며 작가부분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커튼콜로 분위기 있고 행복하게 마무리 되어 미소지으며 극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봉회장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나는 사람의 마음까지 들리는 보청기를 만들겁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수 있게 해주는 재미있고 착한 연극
<인물실록 봉달수> 추천합니다^^

인물실록 봉달수는 과연 봉달수 만의 인물실록이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인물실록 봉달수의 배경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었다. 그 과거는 내가 알고있는
훨씬 이전의 과거였지만 젊은 봉달수의 모습과 내 모습이 어렴풋이 일치되는것 같았다.
봉달수는 성공하기 위해 지독히 노력했다. 그 노력의 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잃은것도 많았다. 현재의 내 모습도 성공하기 위해 지독히 노력하고 있으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다. 그리고 현재로 넘어와 봉달수란 인물이 자서전을 내기 위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겪게되는 갈등들이 어쩌면 나의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벼움속의 진중함이 있었다. 과거를 돌아볼뿐만 아니라 미래도 생각하게 해주었다. 연극 중간중간 미친듯이 웃긴 상황도 있었고 흡사 내 자신이 그 인물이 된것처럼 씁쓸하고 외로우며 괴롭기도 했다.
인물실록 봉달수는 봉달수의 인생을 그린것이 다가아닌 어쩌면 연극을 관람한 모든 관객들의 인생을 그린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벌써 2번이나 관람한 인물실록 봉달수
재관람을 할수록 더 깊고 다르게 다가오는 연극.
10대의 파릇한 아이들부터 70대의 황혼의 어르신들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 아닐까 싶다

고집스러운 한남자의 과거를 들여다본 두시간...

강인해보이는 그얼굴뒤에 드리워진 스늘을 보면서 가슴이 뭉쿨해졌자.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