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안개가 자욱한 도시
늘 안개가 짙게 깔려
이 도시에서는 뭘 해도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수도 없다.

수하(30대 여자)네
집의 초인종은 소리가 작아서인지 눌러도 눌러도 응답이 없다.

수하는 9년만에 집에 돌아오지만
가족이 불편하기만하다.
아버지는 폐쇄적이고 칩거증이 있다.
치매인지도..
수하는 아버지께 인사도 안하고
아버지도 수하를 알아보지 못한다.
수하는 아버지와 심하게 불화 중이다.

아버지는 가난속에서 오직 성실함으로
가족을 건사하고 집을 장만했다. 수하를 대학까지 가르쳤다.
그것이 그의 자부심이고 자신감이기도했다.
그의 자부심은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확신으로 가득차 어린 수하에게도
자신의 생각만을 주입하려한다.
수하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수하의 상처는 바로 이 아버지로부터의 억압에서 쌓인 것이다.

수하는 아버지의 마을 선배인 유명작가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부모들은 쉬쉬하며 평생 그 사실을 숨기라 한다.
유명 작가는 건재하고
성폭행은 없는 일이 된다.

안개는 그런 상징이었다.
타인에게 관심도 애정도 없는,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도 못하는 차갑고 모호한 도시.
우리 현대사회가 다 안개도시인 것이다.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 수하는다른 사람으로부터 23번을 부딪치지만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

모두 자기 일에만 관심이 있을뿐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

안개와 초인종
이건 이 연극의 중요한 상징이다
수하가 기르는 조그만 어항속의 금붕어
유명작가가 키우는 크고 사나운 개
이 또한 상징체계이다.

극의 상징체계는 억지스럽지 않다.
실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그래서 굳이 상징임을 알아채지 못해도 상관없다.
어린 작가의 놀라운 내공이고 연출력이다.

극중 수하와 아버지의 갈등과 대화는
바짝 긴장감을 일으킨다.
우리의 아버지가 그랬고
우리가 자식들에게 그랬을것이다.

유명작가가 작가지망생을 대하는 태도는 위태롭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흔히 벌어지는 상황들일테다. 그래서 또한 긴장감을 일으키고 분노를 자아낸다.
권력의 억압, 갑질의 횡포임을 느끼게 한다.

실제 연극 무대는 단촐하다. 장치도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꼭 필요한 장치만으로
모든 표현을 영리하게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아버지와의 화해도 극적이다.
실은 아버지는 자폐증도 치매도 아니있던 것이다.
초인종을 고치고
벨소리는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반응이 없다.
애당초 소리가 작아서가
들으려는 마음이 없어서 안들렸을 것이다.

초인종은 현대사회의 소통 불통 문제를 예리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야기를 구성하고
배치하고
풀어가는 솜씨가 놀랍다.

설유진 작가,연출가의
다음 작품이 또 기대된다.

소극장에서의 작은 연극 한편에서.
새싹을 보고
대성할 재목임을 확인하니,
기쁘고 즐겁다.

30대 젊은 여류작가의 예리하고 셈세한 필치로 기획. 연출한 초인종 극에 먼저 감사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쌩. 텍쥐베리의 어린왕자의 장미는 말합니다.
"마음으로 보아야 해."

초인종의 극에서도 마음으로 듣지않는 소통의 장애로 인해 안개속에 있는듯 우리들은 길을 헤맵니다.
보이지 않기에 목소리만 자꾸 높혀갑니다.


여주인공(수아)가 유년의 친구인 망자 철수를 통해 현실부재의 대화자를 대신해 주는 설정이 침신하게 와 닿았습니다.

무대장치를 과감하게 간소화 한것이 돋보였고요.

초인종 소리를 빌어 우리들의 목소리를 은유화 한 점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젊은 예술가의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합니다.
응원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왜?? 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보다가, 아~ 그래서 그렇게 된거구나 하고, 이해하면서 보게 된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아빠와 딸 엄마 뭐지? 하면서 봤는데 극 중반부부터 마지막까지
충격받으면서 봤어요
극에 집중할수 있도록 해준 배우들의 연기와
그 무대를 상상력으로 가득채워줘서 좋았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집중 있는 연출로 이 극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술로 느껴지는 연극.. 작품성이 정말 뛰어나다고 느껴졌달까요.
너무 멋지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