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공연이였습니다.



한명의 배우만이 무대에 등장하지만 그 한명은 그 이상으로 대단했습니다.


처남을 살해한 혐의로 잡혀온 철학과 교수가 얘기를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자신의 아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리고 아내와 여행중이어서 빨리 호텔로 돌아가야 된다는 이야기들...


처음에는 단순하게 한사람이 잡혀 왔구나라는 생각으로 보게됬는데 보면 볼수록 반전이 생기게 됩니다.


남자가 임신중이라고 생각하는 아내는 8년전에 죽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것이 하나의 꿈으로 생각하는 사실. 그리고 최후의 진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배우를 집중하게 하는 매력적인 연극이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무대는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7월7일 저녁 8시 공연 with 상희

작은 무대에 한 남자가 처남을 죽였다는 살인 용의자로 수갑을 차고 등장한다.
무대위에 홀로 존재하지만 그를 통해 그를 조사하는 형사를 만나고 그의 처남과 그의 아내 그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느리지 않은 그의 진술.
그의 진술을 들으면서 그의 지난 과거와 그의 삶과 사랑을 본다.

극이 중반에 다를쯤 이젠 클라이막스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극이 끝날때까지 그 극적인 이끔은 멈추지 않는다.
숨을 크게 쉬는 것도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느낌...


1차 진술과 2차 진술과 3차 진술이 모두 다른...
앗...저 말이 거짓이었어? 라는 놀라움으로 지켜보게 되는 진술..

나는 진술자의 앞에 앉아 있지만 조사실의 투명 거울 뒤에 앉아서 조사 받은 사람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극중 교수의 저서가 처음 부터 등장해서 짐작은 가고 있었지만...
끝까지 참지 않으면 알수 없는 그 전율...

마지막 진술과 몸부림에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무엇이었을까...
작품, 배우, 연출 이 모든 것이 너무 멋졌던 진술이었다.

밥을 먹느라 일찍 들어가 좋은 자리에 앉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강신일님의 연기에 진짜 찬사를 보냅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멋진 연기에 다시금 찬사를 보냅니다.

약 95분짜리의 이 연극은 마지막 5분에서의 전율과 감동을 위해 90분의 지루함을 견뎌야 하는 연극이다. 물론 배우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다. 처음부터 나는 이 배우의 구성진 목소리와 분명한 발음과 상황에 맞게 섬세하게 변하는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배우의 연기가 더없이 뛰어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연극이 하품 나오도록 지루하고 단조로와서 더욱 두드러지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 연극은 지루했다.

그러나 마지막 5분의 감동은 기립박수를 치게 만들 정도로 훌륭했다. 허상을 위해 진실을 죽이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잔혹함, 그러나 어쩌면 우리 모두가 주인공과 같은 살인마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생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 그 광기 어린 장면을 정신나간 사람처럼 연기하는 강신일이라는 배우. 마지막에서야 이 연극이 매우 뛰어난 연극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운 여름 날 저녁 끈적끈적함을 이기고 대학로까지 찾아간 게 전혀 수고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글쎄 차이무의 작품들은 항상 어떤 한계를 지니는데
이번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난 거기서 끝까지 공연을 본 사람들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
배우가 아니라 말이다

모노드라마는 사실 혼자 하는 것이기에 어려우면 더 어렵지 않겠는가
극의 전체적인 호흡을 모두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며, 그 많은 대사를 혼자 관객과 대면하여 다 토해내는 작업이란.. 정말 녹록치 않은 작업임에 틀림없으리..
헌데.. 며칠전 표를 예매하고, 하일지의 원작 '진술'을 흩어본적이 있었다. 참 추상적이군.. 이걸 어떻게 푼담 그것도 혼자서.. 사실 원작이 탁히 좋은 텍스트로는 보여지지 않았고 그렇다면,, 먼가 실험적인 걸 하겠구만.. 하고 내심 기대했었다..

그런데.. 일단 별로 다루기도 쉽지 않고 그 결도 세세하지 않은 원작을 소설적 말투를 그대로 그대로.. 배우의 힘을 통해서 말하는 거였다.. 마치 문학 소년인양.. 대학 초년생의 어린숙한 연극시간인양.. 그렇게 혼자서 말을 하는 거였다..

아 난 강신일의 배역을 영화나 연극의 단역정도만 봐오면서.. 먼가 결여되었다는 걸 항상 느꼈었다. 그런데.. 모노를 하니 완전히 적나라하게 자신의 그것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연극적 대면을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이 연극은 리얼리티가 없다. 관객이 마치 취조를 하는 형사가 되는 것 처럼 느껴져야 성공했을 이 작품은 관객에게 하품을 선사한다.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해대는 배우와 관객과의 교감을 생각해야 했을 연출자는 정말 한심스럽게도 70년대식 연극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분위기 잡기 연출.. 아무런 리얼리티 없는 극의 진행 방식은 지루하다 못해, 화가나 대학로 연극에 대한 강한 불만을 대표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극이라고 할만하다
내 말을 못 믿겠으면, 한번 가서 보기 바란다. 어떤 리얼함이 느껴지는지.. 만약 그걸 느꼈다면.. 좀 나에게 퍼부어 주라.. 나도 나의 편견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될지 모르니까.. 그리고 난 보다가 조용히 나왔기에.. 그 끝이 혹이나 리얼했을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