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폐쇄감을 극대화한 독특한 연출과 이란성 쌍둥이 남매의 어긋나는 대화가 자아내는 섬뜩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2인극이었습니다. 두 남매의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는 공허한 대화를 들으며, 우리는 곁에 있는 가족과 얼마나 자주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공동체적 가치와 이해의 단절로 이어지는 현대 사회의 가족의 단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좀비로 가득찬 세상에 남겨진 남매의 애처러운 상황이 만들어내는 비극적인 공포물로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우주와 쌍둥이의 역설을 이야기하는 재혁과 점차 좀비로 변모하는 소름끼치는 보라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라같은 동생이 있다면 따분한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재혁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신 배우님들과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연극 으어엌이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연극이 끝나고 진심으로 으어엌 했습니다. 떡밥처럼 던져지는 쌍둥이역설과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이라는 주제?가 좀비라는 소재를 만나 독특했습니다. 좀비이야기를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은 난감하실 수도 있네요. 어둠속에서 진행되는 연출이 신선했고 배우들의 긴장감있는 연기 좋았습니다.

"으어엌" (작:윤형찬 연출:문수영 조명디자인:조은성 출연:황진성, 신지인 제작:창작집단 농담 극장 동국 별점:★★☆☆☆) 제2회 극장동국 연출가전 두번째 작품이다. 전작 "그 광기에 대하여" 라는 공연을 봤었던 창작집단 농담의 작품이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안된다. 역시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무슨 얘기를 할려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란성 쌍둥이인 재혁과 보라의 애기이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보통의 남매 관계가 아닌 듯 하다. 보라의 생일날 그녀가 누구에게 물렸다고 하면서 집에 들어 온다. 그러나, 몸에 상처는 없다. 그리고, 그녀의 이상한 행동이 시작 되는데... 전체 조명이 없고. 휴대폰 불빛과 조명 하나만 있는 상태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인상적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