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지않고 넘나 재미있었습니다!

현대 미디어 매체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재현과 광고 속에 전락한 카프카,
카프카의 단편 소설 <변신>의 새로운 탄생이다. 희극적이기에 비극적이다.
겉으로만 볼 때에는 B급 코메디에 가깝지만, 장면장면 순간순간 녹아내리는 배우들을 볼 때
희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급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전락한 광대의 비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고, 성북동 비둘기의 <세일즈맨의 죽음> 속 윌리로먼의 카메오 출연이 잠깐 있었다...ㅎ 성북동 비둘기의 <세일즈맨의 죽음>이 그립던 차에 유쾌했고 즐거웠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소설가로서의 창작에 좀처럼 몰두하지 못하는 자신의 비관적인 처지와 사회적인 관계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며 살아가야만 했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모습은 오늘날의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서 벌레로 변신하는 부조리한 과정은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할수록 오히려 곤충이하의 취급과 대접을 받게되는 아이러니와 자신을 괴롭히는 사회와 가족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정신적인 자유와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무의식적 단면이 아니었을까요?

가상의 예능 프로그램인 Beyond Scene Live에 출연한 작가 프란츠 카프카와 패널들이 소설 변신으로부터 차용한 장면들을 패러디하며 펼쳐지는 옴니버스 형식의 경쾌하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커다란 웃음과 다이나믹한 에너지를 선사하며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사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면의 경계속에서 펼쳐지는 풍자와 ''''벌레로'''', 해''''벌레요''''와 같은 언어 유희와 익살이 가득한 웃음은 어른들을 위한 우화를 연상시키기도 하였습니다. 현실이 아무리 고달프고 인간에게 변신을 강요해도 희망과 내일을 향한 믿음을 간직한 노래와 작은 무대위에서 땀흘리며 끼와 재능을 발휘하신 배우님들의 투혼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기억되겠지요. 어둡고 초현실적인 분위기였던 전작 자전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쉽고 재미있는 아방가르드 연극으로 진화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서 행복하였습니다. 장르와 경계의 틀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들과 카프카의 소설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합니다. 연극 <변신>이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