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으면 듣지 않는다. 넘어간다. 한 줄을 바꾸는 목소리부터 시작하자.

이 작품이 마지막에 외치는 우리는 한 줄을 바꿀 수 있고, 한 줄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 세상은 결코 한번에 바뀌지 않지만 언제나 변화는 작은 한 걸음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작품. 단 3일간의 공연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나볼 기회가 없었을텐데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마음을 울리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하게 만드는 결말이 좋았습니다.

페미니즘 서사를 보기 전, 늘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성 대결이 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다행히도, 여성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과
권력층의 갑질에 초점을 맞춰 주었습니다

실화같은 내용이라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마지막에 시위를 통해서 관객들에게도 용기를 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달랑한줄''은 번역을 맡은 한 줄을 바꾸기 위한 네 여성들의 투쟁을 다룬 연극이다. 번역작가 연실이 번역을 하다가 여성을 꽃에 비유한 여성혐오적 발언을 바꾸자고 출판사에 항의 했다가 계약파기를 당하게 되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연실과 함께 살고 있던 네명의 여성들이 이일의 부당함을 알리고 투쟁하는 이야기이다. 연실의 집에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폭력때문에 가출한 연실의 친구 명희와 명희의 두 딸이 함께 살고 있다. 명희는 가부장제에 순응하며 사는 전형적인 인물, 남편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혼조차 쉽지 않은 인물이다. 명희의 큰 딸은 직장내 성희롱등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닥칠 여러가지 일들을 생각하며 참는 인물, 그리고 막내딸은 세상의 부당한것과 당당히 맞서 싸우는 인물. 젠더이슈를 이야기 할때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여성들이 연실의 집에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이 여성들이 한줄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며 변화해 나가는 이야기, 세상을 바꾸는것은 달랑 한줄같은 사소해 보이는 것에서부 터 시작한다는 주제의식을 담고 연극이다.

작가는 요즘 드라마나 예능, 코미디 등등을 불편해서 보지 못하는것이 많다고 한다. 나역시 여성에게 고착화된 프레임들을 강조하는 방송들을 볼때마다 참 많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의 말 처럼 이런 일들이 방송매체에서만 일어나는것은 아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서 여성에게 고착된 프레임들,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일들, 여성혐오적 발언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만날 때마다 사소해서, 그런다고 뭐가 얼마나 바뀔까 하는 생각때문에 그냥 넘어가곤 한다. 연극은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 한다. 사소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달랑 한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바꾸는것은 달랑한줄 이지만 이 달랑한줄이 세상을 바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