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쓸모있는 인간은 셰익스피어 원작 햄릿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현대식 재해석과 함께 모든 효과음을 국악으로 처리하였는데 매우 새로웠습니다.

​-스포-

햄릿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뒤 아빠 동생인 삼촌과 빠르게 재혼하는 어머니를 보며 충격과 분노에 휩싸입니다. 거문고와 장구의 휘몰아치는 음악으로 햄릿의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그에게는 유일하게 이 세상의 위안 오필리어가 있었지만, 아버지의 원혼을 마주한 후 그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단호하게 그 오필리어마저도 끊어 냅니다.

아버지의 영혼은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자신의 혈육인 햄릿이 풀어야 한다며 등장하는데, 마치 탈춤인듯 국악적인 모습으로 징을 들고 등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내림굿을 하는 듯한 빠른 말투와 징소리가 아버지의 원혼을 한국식으로 표현하여 대사로 말하거나 연극적 요소를 굳이 더이상 가미하지 않고서도 영혼이고 원혼의 느낌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원혼을 본 후 햄릿은 기이한 행동과 함께 복수를 준비합니다. 아버지는, 햄릿의 존재가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햄릿은 이 세상에서 ''쓸모있는 인간''이 되고자 복수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미치광이로 보는 사람들과 삼촌의 계략에 휘말려 복수는 엉뚱한 피해자를 낳습니다. 오필리어의 아버지이자 아버리를 보필했던 재상을 죽이게 되고, 삼촌이 보낸 보디가드들을 죽이고, 마침내는 삼촌이 햄릿을 죽이려 만든 독배를 어머니가 마시게 되면서 햄릿은 증오하면서도 사랑했던 어머니를 눈앞에서 잃습니다. 그리고 레오-재상의 아들로 햄릿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던-와 햄릿과 삼촌과 오필리어는 모두가 모두의 원한을 가진채 죽게 됩니다.

햄릿이 계속해서 재해석되고 4대 비극으로, 고전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시대와 문화를 뛰어넘은 보편적인 감정, 인간의 추악함과 운명의 잔혹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국악과의 퓨전도 거리감 없이 매우 잘 어우러졌습니다. 오필리어의 성악과, 거문고의 퓨전 연주와, 장구와 징의 현대적 장단과, 미디어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게 연출되어서 하나하나 연출에 감탄하면서 보았네요.ㅎ

햄릿의 새로운 도전을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ㅎ

현대사회 고전햄릿 한국전통악기의 만남이 이색적이였습니다.

새로운 해석과 시도가 좋았습니다.

배우님들?? 음감님 너무 시강에요ㅎㅎㅎ 좋았습니다~~

세상 매력적인 공연 햄릿에서 가장 쓸모없는 인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햄릿을 살포시 올려두어요. 덴마크의 왕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어하는 인간, 목숨을 담보로 걸어둔 복수극, 그리고 비극적 결말까지.. 그는 마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유명한 오이디푸스 왕처럼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주변을 불행으로 몰아가는 것만 같거든요. 아버지의 죽음에 감춰진 비밀을 성을 배회하는 유령에게 듣고나서 복수를 꿈꾸는 인간이라니 말이에요. 결과론적으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어머니와 삼촌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친구와 자신을 죽이는 역할을 감동하고야 마니까 말이에요. 제가 친구였다면 제발 그 불행의 수레바퀴를 멈춰달라고 애원이라고 했을 것 같아요. 물론 이는 다분한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에요.

햄릿, 쓸모있는인간은 기본적으로 햄릿의 구성과 토대를 따라가요. 히키코모리 같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게임에 빠져 지내던 햄릿인데, 사랑하는 연인 오필리어의 방문에 두근거리는 그냥 청년일 뿐인데 그는 삼촌과 어머니의 결혼식이 무척 못마땅하고 어느새 죽어버린 아버지를 잊어버린 것처럼만 보이는 백성들이 미워지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아버지야말로 비극의 주인공처럼 보이고 한번도 사랑한다고 말해본 적 없는 그 아버지가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서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고야 말아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봐요. 이건 정상적인게 아니야. 이건, 뭔가 문제가 있어 라고 말이에요. 그의 그런 생각들이 아버지의 목소리로 다가와서 속삭여요. “억울해”, “복수해 다오” 라고 말이에요. 그 순간부터에요. 심장이 고동을 치면서 거문고와 징이 울리는 그 사이로 심장이 달음박질쳐요.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에 자신의 온몸을 밀어넣어요. 권력으로는 할 수 없으니까 미디어를 이용해 보기도 하고 공연을 만들어서 행사 안에서 삼촌의 왕권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해요. 게임과 파티를 좋아하던 청년이 온통 복수심으로 사로잡혀요. 광기는 그렇게 시작되어요. 그가 정말 사랑하는 것으로 나오는 어머니도, 오필리어도 중요하지 않아요. 정신이 훼까닥 한 것마냥, 복수만 하면 그 불쌍한 아버지가 다시 살아라도 오시는 마냥 물도 불도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요. 그렇게 햄릿이라는 공연은 햄릿이라는 분노와 복수의 심장을 모터로 해서 돌아가요. 그 뒤를 거문고의 소리가 따라가고 징이 짧게 울리면서 절제된 채 튀어나오게 만들어요. 비극은 그렇게 시작해요.

결과론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저는 아직도 햄릿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복수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햄릿을 통해 비극이 달려가는 속도를 볼 수 있었고, 유령의 말을 진실이라고 맹신한 이후 모든 사건들을 그 진실에 꿰어맞추는 인간의 편협함도 볼 수 있었고 복수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무고한 희생마저 감수하고 그 속도에 몸을 맡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불타는 분노와 복수심으로 인해서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의 가려진 모습들도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햄릿은 햄릿 공연 안에서 쓸모있는 인간으로서 작용하는 것 같아요. 타오르는 불길은 온 산을 태워버리는 재난이지만 그 불길 아래에서는 모든 거짓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햄릿은 유명한 비극 중 하나가 되는 건가 봅니다. 비극에 빗대어 인간의 본성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그게 바로 이 공연에서 햄릿의 존재 가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