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가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갔는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극의 스토리도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플래시백 형태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배우분들이 연기를 잘하셔서 몰입도 잘되고 옛날 생각도 나게하는 연극이였습니다.

대학교 합격이 결정되고 나서 만나 이십년이 넘게 만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카톡을 열어보면 일년에 몇바닥 되지도 않는 이야기를 나누고, 고작 서너번 만나면 "자주 봤네"라고 말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늘 반갑고, 고맙고, 그리운 인연들이다. 아마 누구나 그런 인연 하나 쯤은 품고 살리라.17일까지 아트벙커 에서 공연하는 극단 초이스씨어터의 연극여행 은 그런 이야기다. 얼마전 보았던 연극 #두병사이야기 에서 본 #이창건 배우의 이름을 보고 바로 전날 급하게 예매한 작품이다. 고구마 줄기를 캤다고 해야 하나. 이 작품으로 #박인경, #권성윤 이라는 감정선이 고운 배우들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분명 물이라는 믿음이 있는 소품용 소주를 들이킬 때마다 눈이 풀리고 볼이 발그레지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연극이 끝나고 나서 무대위로 올라가 소주인지 물인지 확인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았다. 연극여행은 #안희철 감독의 2007년 작이었다. 그때의 자료를 찾아보니 이번에 올라온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 김하나 연출의 각색때문 일까. 아니면 작품이 해마다 숙성된 결과일까. 시놉시스와 줄거리로 본 초연작과 비교해 봤을 때 내용은 차분해지고 부드러워졌으며, 연출은 올해 본 연극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세련되었다. 덕분에 마지막에 남몰래 울컥해진 것은 깐부끼리의 비밀로 해두는 것으로. 이렇게 그냥 지나보내기엔 좀 아까운 작품이다. 험난한 직장생활을 겪고 대리나 과장 이상의 꼬리표를 단 삼십대 중반 언저리의 관객이라면 공감갈 내용이 많다. 대구가 아니라 대학로에서 라면 초가을 아트원씨어터나 동숭아트센터에서 만날, 마음을 빨갛게 달구는 가을병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보시라

러닝타임이 한 시간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깊은 여운을 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공연을 보면서 함께 추억여행 했네요.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소재들도 많아서 보는동안 즐거웠습니다. 배우분들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죠! 다들 여행 보러 가세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재밌는 구성, 참 잘 만든 연극을 배우분들의 열연으로 완성, 거리두기도 잘지키며 오랜만에 재밌게 잘 즐기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