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못내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실연인 것을 감안하면 호연임을 부인할 수 없는 공연이었음.
1악장 후의 박수가 그칠줄 몰랐던 것 정도만 빼면.

말러 3번 실황은 처음이었다.
감동 감동 감동이었다.
특히 6악장은 천국에 와 있듯 평화로움을 느꼈다.
이대로 음악을 듣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은 행복감이 밀려왔다.
1악장 시작하면서 연주에 대한 불안함이 잠깐 밀려오긴 했으나 곧 궤도에 오르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시장 바닥의 왁자지껄함, 장례식의 장엄함, 군인들이 행진하는 절도있음, 수다쟁이가 떠드는 재밌음, 그리고 기괴함 등등등 1악장은 온갖 느낌과 감정들이 혼합되어 있다. 역시 실황이라 그런지 음반에서 느낄 수 없었던 것들까지 더 세세하게 느낄 수 있었고 연주는 말러의 소위 엉뚱하고도 기괴한 정신 세계를 충분히 잘 표현했다.
2악장-꽃, 3악장-동물, 4악장-인간, 5악장-천사, 6악장-신(사랑)이라는 수직적 구조처럼 각 악장 별 느낌은 선명했다.
2악장은 꽃을 바라보고 거닐고 있는 듯한 여유와 아름다움이 물씬 느껴지고 3악장은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뛰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다시 밤이 되면서 정적이 흐르고 밤의 노래가 나온다. 동물 세계가 그러하듯 낮은 역동적이고 밤은 정적이다. 트럼펫 주자는 합창석 위에 슬그머니 올라가더니 독주를 하는데 그 밤의 세계를 너무나 낭만적으로 표현해 주었다. 그러다 다시 낮이 오고 동물들이 뛰어 다니더니 다시 밤이 오는데 낮과 밤의 길이가 짧아진다.
이분법의 세계가 가고 드디어 인간 세계가 열린다. 인간의 고뇌가 증폭되었음을 의미하듯 인간의 언어가 등장한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를 인용하며 꿈에서 깨어나 고통과 쾌락 속에 빠져드는 인간의 실존적 모습이 메조소프라노의 독창으로 표현되었다. 기독교에서 말하길 인간은 원죄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신이 빛이라면 인간은 어둠, 밤이다. 그래서 4악장은 밤 혹은 사람이 나에게 말해 주는 것으로 쓰여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제인 더튼은 꽤 훌륭하게 노래를 불러 주었다.
5악장에서는 소녀 합창단과 성인 합창단이 함께 천사의 음성을 불러주는데 인간의 고뇌하는 모습 따위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으며 메시지는 명확하다. 합창은 그런 대로 무난했고 소녀 합창단 잘 했다.
6악장... 드디어 신의 세계가 열린다. 더 이상 인간의 언어, 천사의 가르침은 필요하지 않음을 암시하듯 성악과 합창은 이제 불려지지 않는다. 대부분 종교에서 말하듯 신은 곧 사랑이기도 하다. 또한 죽음을 넘어서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함신익 선생이 지휘하는 대전시향의 연주는 6악장을 참 잘 연주했다. 살아있는 나를 넘어서는 영원함이 무엇인지, 죽음을 넘어 있는 신의 세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이대로 죽는다 하더라도 6악장은 계속 연주가 되겠지. 이것이 바로 4악장에서 고뇌하는 인간이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진리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결국 눈물이 살짝 고이고 말았다.
하지만 말러 3번은 영원히 소멸해 가는 9번 교향곡과 달리 피날레에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신의 세계에서 다시 고뇌하는 인간 세계로 되돌아 오게 된다. 죽음에서 다시 삶으로 되돌아온다. 말러는 이렇게 인간이 꾸는 꿈의 유한성을 표현했다. 3번에서는 여기까지였기에 아마 4번 이후로 교향곡을 계속 썼으리라^^
피날레와 함께 나도 천국의 꿈에서 깨어나 다시 현실로 되돌아 왔다. 부분적으로 아쉬운 곳이 있긴 했지만 함신익 선생의 전체적인 곡 해석은 훌륭했으며 트렘펫과 트럼본 수석 주자의 연주도 매우 좋았다. 말러 3번 곡이 주는 느낌을 충분히 잘 전달 해 주었고 연주도 이만하면 실황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주저함 없이 줄곧 기립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던 훌륭한 실황이라 일컫고 싶다.

말러 3번의 경우 생각했던 수준을 넘은 대단한 연주였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연주였다.

작년 말러 2번 호연에 이은 올해의 말러 3번, 결과적으로는 대체로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이 무지막지한 작품의 길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예술의 전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거의-몇몇은 중간에 빠져나가는...감상에 무척 방해가 되었다-대부분 자리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이 악단의 집중력 있는 연주에 동참하였다. 시작을 알리는 호른의 유니즌은 100% 명료하지는 않았으나 가슴 깊이 박힐만큼 날카롭고 위풍당당했다. 작년의 2번 연주에서도 대전시향의 발군의 금관을 들을 수 있었는데 오늘도 빛이 났다. 트롬본 수석의 솔로는 2g 쯤 아쉬웠지만 그래도 탁월하여 뇌리에 남고, 지휘자와 함께 혼연일체를 이룬 전체적인 앙상블 또한 깔끔하였으나 종악장에서는 조금더 몰아부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해석의 차이로 설명하기엔 어렵지 싶을 정도로 느릿느릿 갔으면 하는 부분은 너무 쉽게 지나가버리고, 조금 더 강렬했으면 하는 부분은 풀이 죽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구석이 있지만 대단한 호연이었다. 말러 전곡 사이클을 진행하면서 1번은 대전에서만 하고 지나쳐 버렸는데, 1번도 서울의 관객들에게 선사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짧은 회사생활을 마치고 요즘에 좀 쉬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말러 공연이 있다고 해서

관람을 하게되었다. 대전 시립교향악단! 이름만 몇번 들었지 공연을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예매를 하고 당일날 조금 일찍 도착해서 티켓을 찾았다. 예술의 전당이 리모델링을 해서 그런지

전에 왔을때보다는 많이 깨끗해진것 같았다. 공연장안도 의자도 바뀌고 내부도 많이 깨끗해진것

같았다.

첫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작품이었다. 이번공연에 온 목적은 말러 3번이었기에 모차르트 곡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챔버 오케스트라 수준의 소수인원만이 나와서 공연을 하였다. 모차르트 곡

은 언제 들어도 아름답고 풍성한것 같다. 비교적 짧은 곡이여서 공연은 금방 끝나고 휴식에

들어갔다.

휴식후에 이번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말러 3번을 공연하였다. 워낙 긴 곡이라서 중간에 휴식시간

을 가지기 않을까 생각했는데 휴식없이 공연하였다. 대편성의 곡이고 합창단을 비록하여

150명이 넘는 인원이 필요한 곡이라서 과연 어떨지 궁금하였다. 음반으로 들을때는 그런 공연

장의 분위기를 상상하기도 힘든데 직접 공연을 관람하니 정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 감동이

오는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1악장의 처음 부분은 정말로 웅장했다. 8대의 호른으로 시작하는 1악장은

감동이었다. 음악당안에 울려 펴지는 풍성한 소리가 음반으로는 정말로 느낄수 없는 그런

느낌을 주었다. 계속되는 공연, 마지막 악장은 '사랑이 나에게 말해수는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악장이었다. 제목 그대로 아름답고 풍성한 곡이었다. 1시간 반에 가까운 공연이 끝난고

열정적인 공연을 마침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열광의 박수를 보냈다.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서 정말로 좋았고, 새로운 교향악단의 음향을 들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조금 이른시간에 공연이 시작해서 저녁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