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전: 외국인이 춘향전을 연기한다면 ?" (두드림 페스티벌 2024 공동창작 연출:윤안나 협력연출:유종연 드라마투르그:김유진 음악:조충만 조명:최인수 영상디자인:박은지 영상제작:김민봉 오퍼:현림, 아리오나 포스터사진:Michael Kuchinke-Hofer 출연:박효진, 아누팜트리파티, 유종연, 윤안나, 이세준, 이송아, 전필재 제작:극단 드림플레이 극장:연우소극장 별점:★★★★★) “한국 배우들은 셰익스피어, 입센, 체홉 작품 다 하잖아. 그런데 왜, 내가 독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전통 작품을 할 수 없는 거야? 내가 10년 동안 한국에서 본 모든 덴마크 왕자 햄릿을 한국 사람들만 연기했다고. 햄릿은 덴마크 왕자잖아. 나, 춘향전에서 춘향이를 연기해보고 싶어!"
이건 공연과는 상관 없는 얘기지만, 아무리 AI 가 발전을 해도 인간의 미묘한 감정까지 완벽하게 번역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국어 만큼 완벽하게 다른 나라 말로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포스터와 제목만 봐도 재밌을거 같아 선택 했는데, 역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이 한국 비자를 갱신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2021년도에 "마더퍼커 오이디푸스" 에서 봤었던 윤안나 배우님을 응원하며 별점 1개 추가!

이미 막을 내린 작품에 대한 후기를 쓰자니 아쉽다.

상연 기간이 좀 길었다면 좋았으련만...

한국인 배우들은 햄릿을 연기하는데 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연기를 할 때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이 전부일까? 연출가이자 극중 춘향을 맡은 ''안나''님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다문화 사회''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문화다양성은 존중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어를 잘해도 못하는 척 해야 발탁되고 움직임 연기만 해야 한다고 강요받는다. 당당하고 똑똑똑한 외국인 며느리는 안되고, 애교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 예술인 비자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예술인 지원은 받지 못하는 한계, ''외모''를 기준으로 남보다 큰 체격을 가진 한국인 남성이 받은 차별 경험도 들어 있다. 저마다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자기가 가진 조건으로 인해 방해받아야 했던 날들이 있었고 그 날들을 기억하며 무대에서 자기 고백을 한다. 한참 넋놓고 웃다 보면 가슴 한켠 부끄러움이 올라오고 얼굴이 벌개진다. 혹시 나는 누군가에게 생각없이 차별적인 언행은 한 적은 없을까?

타인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연극.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에 웃음이 빵빵 터지지만 가슴이 묵직해지는 시간.

언제라도, 3차 상연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바란다.

춘향이 캐릭터가 좀 부러웠어요 사회적인 불평등 안에서도 자기주장이 강한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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