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감상평을 남기기 이전에 제일 크게 느껴졌던 부분은

''해당 공연은 시간을 두 배로 흐르게 한다'' 였어요.
간혹 지루한 공연이나 연극, 영화를 볼 때면 밝기를 최대로 낮춘 휴대폰을 이용해 시간을 확인하곤 했는데.. 해당 공연은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너무나 가득하다 보니, 각 파트별 주인공이 되는 순간순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1시간 30분 이 휙 지나가있는.. 마법 같은 공연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4번째 생일을 이 공연으로 채울 수 있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문래재즈IN#연중기획］이영주 퀄텟을 즐기며 메모했던 5가지 감상평 입니다

1.현장음향
첫번째는 현장 음향입니다.
자리를 안내받고 제일앞자리 좌석에 앉아 각 악기별 마이킹은 어떻게 되있는지,전체 공간을 채워줄 스피커는 어디있는지 구경하고있을때 보컬을 제외한 트리오 오프닝 곡이 시작되었어요
연주가 시작되고... 저는 깜짝놀랬습니다
연주가들의 강약 조절도 당연히 있겠지만 , 절묘한 트렌지언트 컨트롤은 듣는이로 하여금 가득참은 느끼되 귀가 아픈느낌은 단 하나도 없었구요
무엇보다 악기별 마스킹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의 깔끔함이였습니다.
보컬 믹스또한 일품입니다 적절히 시원하게 들리면서도 보컬리스트 분의 매력적인 중저음역은 잘 살아있고 따뜻하게 받쳐주는 공간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각 포인트별로 집중하고싶을때 파트별로 나눠 즐길수 있었고 , 전체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 조차 따스하게 공간을 매워주었기에 ''문래재즈IN''이름에 걸맞는 연출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답답함 없는 공기
두번째는 답답함 없는 공기 입니다
지하 공연장의 고질적인 습함과 냄새를 전혀 느낄수 없었어요
테이블마다 비치되었던 자그마한 향초로는 제어할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드는데, 관리하시는 분들의 엄청난 노력덕분일까요?
저는 지하에서 느낄법한 그런 불쾌함을 들을 전혀 느낄수 없었습니다

3.프리드링크 와인
쌩뚱맞게 왠 와인? 이라고 생각할수있겠지만..
덥지도 싸늘하지도 않은 그 공간에서 따스하게 울려펴지는 재즈 사운드를
한층 더 몰입해서 느끼게 해주는 프리드링크였습니다
오프닝 연주가 시작될때 한모금 , 이영주 님 등장이후 한모금.. 어느새 취기가 살짝 오르니
제가 문래에 있는건지 뉴욕에있는건지 모를정도로 몰입감에 대단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문래재즈IN''을 방문하신다면... 한잔의 와인 대단히 추천드려요

4. 뮤지션 분들의 표정과 개인 역량
정말..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단순히 연주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하나의 곡이 되었습니다

개별적인 솔로구간과 다시 합쳐지는 구간이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피아노는 마치 무하마드 알리처럼 부드럽게 하지만 강하게 연주했고, 드럼에서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버레이션이 준비되어 있어서 이런 소리가 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특히 라이드심벌로 긁는듯한 연출).
베이스는 노트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너무 좋았고, 특히 서스테인 조절이 일품이었습니다.
솔로구간마다 몰입하는 표정과 그것을 받쳐주는 연주가들의 ''눈으로 하는 대화''또한 즐거웠구요

끝으로 곡마다 종지의 코드를 유추하는 재미까지 있었네요 !
사실 핵심 포인트들이 너무나 많아서 글로 적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ㅠㅠ

5.끝으로 뛰어난 보컬 실력임에도 보컬 공연이 아닌 ''재즈공연''을 볼수있습니다.
적절히 중저음인듯 하면서도 체스트부터 머리로 감겨올라오는 소리는 풍부하면서도 시원하고 포근했습니다 . 솔직히 어떻게 저렇게 소리를 내는데 과함은 없으면서 묵직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듣다보니.. ''평가고 뭐고 몰입하자, 이 순간을 최대한 담아가자'' 생각뿐이였네요

대게 보컬 원맨쇼 공연들을 보러간다면 음향적으로도 ,보컬리스트의 태도에서도 보이는 다소 마이너틱한 모습들(보컬소리만 강조되어있는 믹스 , 노래로 차력소하는 듯한 모습)은 단 하나도 없고 하나의 곡으로서 표현되는 보컬리스트의 역량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솔로구간때 뻣뻣히 어찌할바 모르는 모습이 아닌 연주가님들의 연주를 무대에서 즐기는데 전혀 이상함 없이 함께 미소짓게 되는 그런 모습이였습니다

끝으로
해당 공연을 주최해준 ''문래재즈IN'' 그리고 멋진 공연을 보여주신 이영주님과 연주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