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반이신 아빠가 엄청난 기대를 하시고 공연장을 찾으셨는데 매우 실망하셨습니다 물론 함께 같던 저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공연 기획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콘서트에 갔던 점도 있지만 자선 공연이 아닌, 티켓값을 지불하고 보는 공연이 마치 초등학교 학예회에서 하던 모습을 볼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으니까요 무대에 올라갔던 사람들은 재미있는 경험이었겠지만, 그들과 전혀 관련없고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대한 기대로 공연에 참석한 이들은 과연 그 공연에서 무엇을 얻었을까요? 감정과 스토리를 음악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부분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파트에서는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곳에 있는 시간이 아까웠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조용히 일어서려 할 때, 저희만 나온 게 아니라 관객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나가더군요 몇 십 년간 다양한 공연을 보러 다녔지만 이렇게 연주가 채 끝나기 전에 나온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함께 자리를 일찍 뜬 다른 사람들도 같은 기분을 느낀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공연 정보를 좀 더 정확하게 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티켓값과 더불어 오늘 저녁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기분입니다 라호마니노프를 화려하게 치는 모습에 반해서 현장에서 꼭 듣고 싶던 피아니스트였는데 이젠 찾아 듣지 않을듯 합니다 대중과 호흡하며 자유로운 공연에 대한 정보를 꼭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이런 황망함을 겪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