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준 감동적인 뮤지컬이였습니다.
다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였고 내 샒을 돌아보게 해줬어요.

ㅇㅇ

살아가는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그려낸 극.
그래서인지 더 와 닿는 극인 것 같습니다.

11차 막공 보고 왔어요.
이 조합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빨래는 계속되니까요 ㅎㅎ
희정엄마와 주인할매의 위로가 필요할때면 또 찾아가겠습니다.

이제 막 공연을 보기 시작한 초보 관객이라서
이름이 알려진 큰 공연만 주로 보다가
"힐링"이라는 후기에 마음이 꽂혀 계속 고민하다가
할인기간 마지막 날을 예매하게 되었다.

평이 우선 너무 좋아서 기대가 되었는데
그날은 11차 마지막 공연날이라고 프로그램북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고가의 공연을 많이 갔었지만
이 정도로 친절하고 따뜻한 프로그램 북을 본 적이 없었다.
뮤지컬에 대한 자세한 설명, 기획 의도, 장면들을 포함한 넘버들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었다.
있는 척하는 고가의 뮤지컬들은 자신들을 칭찬하기에 바쁘지
자신들을 진솔하게 보여주기 위한 느낌을 받지 못했었는데 말이다.

공연장에 들어가자 마자 우선 충분한 경사가 있는 좌석이 맘에 들었고
(간격이 좁아서 남자분들은 조금 힘들꺼 같다.)
무대장치가 촘촘히 세심한 부분까지 얼마나 잘 되어 있던지
정말 저들의 동네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5년간의 서울살이로 고달픈 나영이와 솔롱고.
나영이가 겪는 부당한 사회의 대우는 불법체류자 솔롱고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내가 타향살이를 하지 않았고 대학을 나와서 왠만한 직장에 다닌다고 해서
그들의 험난함을 그대로 겪지 않는다고 해서
이미 나이가 어느 정도 먹었다고 해서
나에게서 동떨어진 모습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겨낼 수 없는 불합리로 가득차 있으니까 말이다.
1센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힘든 아이들을 신문에서 뉴스에서 늘 보고있으니.

이 공연을 보는 누군가와 이 극의 상황은 같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영이의 말처럼 참는게 지겨워진 누군가에게
함께 가보자고 내가 힘이 되어주겠다고 손을 뻗어 내준 공연이 될꺼 같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너무나 추상적인 내 감상이겠지만
정말 가사를 한단어한단어 힘주어 쓰고 부르는 노래에 한구절한구절 마음을 담고
무대의 한귀퉁이귀퉁이마다 얼마나 진심을 담으려고 했는지
마음에 와닿았다.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끝나고 나서도 우느냐고 자리도 못 떴네요.
부분부분 감성을 자극시키는 장면이 얼마나 많던지.
노래 가사도 한 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저를 자극시키던지.
오랜만에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가슴속에 고민, 걱정들이 많이 풀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따뜻한 결말에 나중에는 웃으면서 울게 되더라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