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덱과 바넥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서구권 작가들의 부조리극이 아닌 동구권의 부조리극을 통해 색다른 부조리극의 세계를 보여준다. 서구권의 집단적인 믿음이 누구나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른다는 합리적인 기본주의와 선은 반드시 악을 이긴다는 기독교적 세계관, 무엇이든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과학주의이지만 동구권의 집단적 믿음은 무엇보다도 만민의 평등과 공유를 기초로 하는 공산주의 이념이다. 하지만 본 작업의 목적은 서구와 동구의 특색을 살리는 작업이 아닌 본질적인 인간의 의사소통과 감정의 전이(轉移)를 통해 인간..

슬라덱이라는 맥주공장 사장과 바넥이라는 그 공장의 작업인이 맥주가 놓인 테이블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잘 지내고 있냐?”, “지난번 그 아가씨는 누구냐?” 대화는 슬라덱이 맥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점점 반복적이고 근원적인 관계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바넥에게 상사로서 예의를 갖추던 슬라덱이 결국 첩자노릇을 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바넥은 그러한 상황을 애매모호함으로 참아내고 견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