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 : 연극 <그 여자, 황진이>
일 시 : 2005년 02월 20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장 소 :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자유생명을 찾아 모재비로 걷다가 무지매 맞은 메시지
연극 <그 여자, 황진이>
황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
기존에 익히 알던 색기요, 예기이며, 절세가인으로서 뭇 남정네의 애간장을 저며놓고,
불꽃처럼 살다가 꽃잎처럼 떨어져간 여인 황진이...
하지만 오늘의 <그 여자, 황진이>에서의 황진이는
서출 출신으로서 기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에 분노하여
지배계급, 양반계급에 대한 증오심을 불태우며
야멸차게 저항하는 반항가로서의 면모를 나타낸 여인이었다.

연극을 보면서 황진이라는 여인에 대해 새로운 마음이 열리고
황진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다.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 타악 등으로 이루어진 젊은 악단의 연주가락이 좋았다.
전문 춤꾼...그분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춤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들 만큼의 멋은 없지만
무대 위 배우들의 춤사위도 좋았고,
우리 전통 가락, 장단, 놀이 등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만신 역의 김연재님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띄었던 것 같다.
큰무당 역할로서 황진이 혼을 불러내고
그의 영혼을 달래주는 굿판을 펼치고
연극의 진행과 작품해설까지도 맡아야했던
무속인도 소리꾼도 춤꾼도 아닌 배우로서 그의 연기는 제일 눈에 띄었다.
그의 '얼럴럴러'라는 중간중간 멘트에 웃음이 나왔지만...
극의 흐름 때문에 웃을 수 없었다...ㅎㅎ;

황진이 역의 전현아씨...
그의 연기와 춤, 노래, 그리고 연주까지 보고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극중 황진이 역으로선 이미지가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아쉽다.

일요일 저녁 공연이라 그런지 좌석이 많이 비어 안타깝기도 했고,
오늘의 황진이를 또 다른 형식이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