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 뮤지컬’이 새삼 화제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동전을 넣고 원하는 곡을 선택하면 노래가 나오는 기계 주크박스에 빗대 만들어진 말로 과거의 히트곡으로 넘버가 구성된 뮤지컬 뜻한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컴필레이션 뮤지컬’과 ‘어트리뷰트 뮤지컬’ 두 가지로 나뉘기도 한다. ‘컴필레이션 뮤지컬’은 스토리 위에 그에 맞는 노래를 넘버로 구성한 것이고, ‘어트리뷰트 뮤지컬’은 단일 작곡가 혹은 단일 가수의 곡들로 넘버가 구성된 작품이다.

해외에서 주크박스 뮤지컬은 신기한 장르가 아니다. ‘아바(ABBA)’의 곡들로 구성된 ‘맘마미아’를 대표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올슉업’, 퀸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We Will Rock You’ 등이 여러 차례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르다. 이따금씩 한국판 ‘맘마미아!’를 꿈꾸며 주크박스 뮤지컬이 제작됐지만, 넘버에 ‘아는 곡’이 등장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최근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젊음의 행진’이 한국판 주크박스 뮤지컬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개막 초기부터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연일 화제를 모은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 역시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 뮤지컬 ‘광화문 연가’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故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로만 전 넘버가 구성된 어트리뷰트 뮤지컬 형식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국내에서 단일 가수의 곡들로 넘버가 이뤄진 어트리뷰트 뮤지컬은 있었지만, 단일 작곡가의 곡들로 이뤄진 것은 최초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지난 20일 공연 개막 이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의 힘이다. 실제 공식 티켓 예매처에 따르면 티켓 예매자의 연령이 중학생부터 50대 후반까지 고른 분포를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故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한 번에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을 만족시킨다.  

캐스팅과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윤도현, 송창의, 김무열, 임병근, 리사, 허규, 양요섭(비스트) 등이 각각의 캐릭터로 완벽 변신해 즐거움을 주고,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최강의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무대 역시 믿음이 간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관건은 내용 전개다. 스토리를 토대로 넘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넘버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넘버, 스토리, 안무 모두의 합이 맞아야하는 뮤지컬에서 음악이 강조된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고 이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 뮤지컬 ‘젊음의 행진’

오는 4월 5알 개막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대표적인 컴필레이션 뮤지컬이다. 1980년대 최고의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과 1990년대 대표 만화 캐릭터 ‘영심이’를 소재로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김건모의 ‘핑계’, 신해철의 ‘그대에게’ 등 8090 시대를 대표하는 가요들이 넘버로 무대를 채운다.

이 작품은 국내 초연인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달리 벌써 네 번째 공연이다. 2007년 초연 이후 세 번의 공연을 거치면서 흥행성과 대중성 등을 입증 받아 왔다. 귀에 익숙한 넘버들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댄스가 관객을 즐겁게 한다.

이번 공연은 강옥순 안무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인 영심이 역할에는 배우 김지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선데이, 린아가 트리플 캐스팅돼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과거의 히트곡을 엮는 컴필레이션 뮤지컬의 장점을 살려 관객들과 추억을 나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