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이야기 : 늘 그리운 뮤지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2008년부터 뮤지컬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던 터라 세계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동경은 엄청났다. 작품은 세계적인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탁월한 무대 연출의 ‘해롤드 프린스’까지 참여한 대작이다. 관람인구만 해도 전 세계 25개국 124개 도시에서 약 1억 명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작년 겨울, 고대하며 만난 ‘오페라의 유령’은 상상보다 훨씬 더 환상적이었다. 음악과 이야기의 조화, 매력적인 캐릭터들,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 예술에 완벽히 사로잡혔다. 근근이 모으던 저금통까지 깨게 만들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서울 공연 이후 대구 공연이 끝날 때까지도 놓을 수 없던 작품이었다. 마지막 공연 후, 마음은 편해졌지만 밀려드는 아쉬움도 어쩔 수 없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OST는 늘 MP3 속에서 재생되며 또다시 이 작품에 대한 그리움만 키우고 있다. 크리스틴이 아버지가 돌아오길 절규한 것처럼 한 사람의 뮤지컬 팬으로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다시 돌아와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OST는 모두 좋아하지만 처음에 눈에 띄지 않는 곡이 하나 있었다.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이 그 중 하나였다. 처음 작품을 관람했을 때, 체력적 한계가 왔던 곳도 이 곡이 연주되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보면 볼수록, 크리스틴을 이해하려 하면 할수록 이 곡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사랑하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 뒤, 유령의 목소리에 의지하며 살던 크리스틴은 귀족 라울과 사랑에 빠진다. 그 사이 크리스틴이 겪어야 했을 설움과 불안은 이 넘버에서 폭발한다.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들의 매력도 이 넘버에서 각각 다르게 다가온다. 2010년-201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을 맡았던 두 배우의 느낌도 확연히 달랐다. 김소현은 아버지를 향한 폭발하는 그리움이 느껴졌다면, 최현주는 가녀린 목소리로 애끓는 심정이 엿보였다.

‘wishing you were here somehow’는 어떤 넘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는 크리스틴이 부르는 넘버다.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프리마돈나를 대신해 무대에 선 크리스틴은 대역으로 무대에 서게 된다. 그날 밤, 크리스틴은 또 다른 프리마돈나의 탄생을 선포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다. 그와 함께, 어린 시절 어울리던 귀족 청년 라울이 그녀에게 찾아오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모습을 감춘 채 크리스틴에게 노래를 가르치던 유령은 드디어 그녀에게 모습을 드러내 그만의 지하 세계로 데려간다.

크리스틴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오지만, 유령과 라울은 서로 질투를 느낀다. 어느 날, 유령은 크리스틴을 ‘돈주앙의 승리’라는 자신의 작품에 출연시키라고 지시한다. 라울과 극장 사람들은 이번이 유령을 잡을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크리스틴에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크리스틴은 아버지의 무덤으로 달려와 자신의 힘겨움을 털어놓고 아버지를 추억하며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을 부른다. 아버지를 향한 크리스틴의 절절한 그리움이 묻어나와 그녀의 슬픔과 고뇌를 엿볼 수 있는 곡이다.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가사는?
 
당신은 내 친구였죠
나의 전부였죠
당신은 내 모든 의미
나의 아빠였죠

다시 돌아와 주신다면
곁에 있어 준다면
지금도 난 꿈속에서
언제나 함께죠

목소리 들을 수 있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꿈을 꿔요 나 이룰게요
당신의 꿈들을

외롭고 차가운 묘지
쓸쓸한 종소리
따뜻한 내 아빠 홀로
어찌 견디실까

눈물로 진 세월 가도
왜 잊지 못하나

다시 돌아와 주신다면
단 한 순간이라도
용서해요 도와줘요
이뤄낼 수 있게

지난 추억도 지난 눈물도
지난 헛된 시간도 이젠
보낼 수 있게
보낼 수 있게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