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현실이 공존하는 생활.

연극에 너무 심취해 실수를 용납못하는 아버지.
어떤 사상에 사로잡혀 있는지 과거에 사뭇쳐 사는건지 아들에게 목에 칼을 서슴없이 들이댄다.

지금이 감정의 연기인지 진실인지 햇갈릴정도로 지나치게 아버지로 부터 집착하게 되고
늘 순응할수 밖에 없는 그들의 인생을 볼 수 있다.

연극의 완벽함을 위해 소품까지 사실성 있음을 아버지는 요구한다.

음악이 흐르면 연극에서 현실로 다시 현실에서 연극으로 바뀌면서 아들들은
늘상있는 일인것처럼 당연시 살아간다.

매일매일이 불안하고 과장된 생활.
연극을 통해 가족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이연극의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이 자신이 진실이면 된다는 믿음만 가지고 있다.
늘 불만인 형제들은 계속 갈등만 쌓여간다.

''''삶은 때론 연극보다 더 연극적이다''''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극의 현실에 동참하게 한다.
처음엔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점점 진행될 수록 강제적인 행동과 불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심지어 밖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들은 누군가가 우리를 본것은 스파이라고 생각한다.

평생을 그렇게 지내고 싶어했던 아버지는 자신이 믿엇던 아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무엇이 그들을 위한 것이고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 것인가.

한구석에만 틀에 박혀 과거만 회상하며 진실로 살아가는 것인가.

현재 자신의 삶도 과거의 잘 나갔던 집착하고 억매여 앞을 보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배우들 모두 공연장을 휩쓸면서 여러대역을 아무거리낌없이 단지 인형모형으로 소화해 내는것이
처음엔 장난처럼 느꼈는데, 그들의 진지함과 억지로움 하나하나가 대단하게 받아드린다.

이런 연극을 통해 매일의 노력과 연극의 진실을 찾아보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내릴수 없었던 그들.
되돌아보면 꼭두각시 였던 것인가. 의미 없는 삶은 계속되었던 것이다.

서울예대 연극과 교수이신 임도완교수님의 연극은 정말 대단했다.
처음에는 무슨내용인지 이해가가지않았지만 점점보면볼수록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들었다.

마지막에 연극이 끝이난후에도 배우들은 아직 극내 인물에서 빠져나오지못한듯 눈물을 닦고있었다.
정말 교수님과 배우분들에서 힘찬 박수를 보내고싶고 꼭 다시보고싶은 연극이다.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굴레방다리의 소극''(엔다 월시 원작)이 보이는 특징적인 형식과 내용이다. 제목에서 시사하듯 이 작품은 소극(笑劇). 그래서 배우들의 몸짓과 억양에는 과장이 있다. 움직임은 빠르고 내용은 황당무계하다. 극 속에서 연극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부조리한 삶의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이 극은 장 주네의 부조리극 ''하녀들''과 닮은 데가 있다.
무대는 서울의 한 서민 동네에 있는 반지하 주거공간으로 움막 같은 분위기다. 원래 살던 중국 연변에서 죄를 짓고 서울로 도망온 아버지 김대식. 그리고 그를 쫓아 연변에서 나온 두 아들 한철과 두철. 이들은 바깥세상이 두려워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한다. 이들의 삶을 지탱케 하는 유일한 일과 오락은 집안에서 연극놀이를 하는 것. 극의 내용은 연변에서 함께 살던 시절의 가족사다. 죽은 할머니, 어머니, 숙부, 숙모, 어린 한철과 두철 등이 등장하는 이 연극놀이에서 아버지의 과거 행동과 말은 정당화되고 미화된다. 아버지는 연기상 트로피를 만들어놓고 연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준다고 하지만 늘 상을 타는 사람은 아버지다.

두 아들은 이런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다. 그러나 고압적이고 위협적인 아버지는 두 아들이 외부와 접촉하는 것을 철저히 통제한다. 이들이 바깥과 소통하는 유일한 길은 연극에 쓰이는 먹을 것과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두철이 동네 가게에 나가는 것. 두철은 그런 외부접촉을 통해 막연히 가게 여점원 김리와의 일탈을 꿈꾼다. 어느날 우연히 두철의 물건 꾸러미가 다른 손님 것과 바뀐 것을 알고 김리가 두철의 집을 찾게 되면서 세 부자의 일상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사실 이 연극은 처음에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우선은 극중의 현실과 극중극의 현실이 마구 뒤섞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극중극에서도 아버지와 두 아들이 각각 나이 또는 성별 차이가 나는 연변 가족들의 역을 1인2역, 또는 1인3역으로 빠른 속도로 해 낸다. 억센 연변 말투로 쉴 틈 없이 토해내는 대사를 쫓아가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극중극의 등장인물간 관계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연극의 묘미는 내용의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배우들이 순식간의 변신을 통해 1인다역을 소화하는 장면들을 보는 데 있다. 배우들은 허름하고 우중충한 침실, 거실, 부엌으로 3분할된 무대 공간을 종횡무진하며 가발이나 손에 든 여자 복장 등을 활용해 기민하게 연기변신을 한다. 1막의 상황이다.

김리가 두철을 찾아오는 2막에서는 아들들의 외부접촉을 차단하는 아버지와 일탈을 꿈꾸는 두철, 동생을 동정하는 한철의 심리가 충돌하면서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이 그려진다. 1막에서는 연기변신의 재미 정도를 느낄 수 있지만 2막에서는 서서히 왜 이들이 집안에 틀어박혀 연극놀이만 할 수밖에 없었는가 등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종반으로 들어서면서 아픔의 느낌은 점점 더 커진다. 아버지와 형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공간을 빠져나오던 두철은 멈칫 하더니 다시 집안으로 돌아와 혼자 연극을 다시 시작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전체 극의 내용을 압축해 보여준다. 이야기는 인간이 처한 상황과 운명을 다룬 듯 철학적인 느낌이 든다. 희극이자 비극이다.

아버지와 두 아들 역 배우들의 연기변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연극은 볼만한 가치가 있다.

아는 분의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된 연극인데 꼭 보세요(이제 몇일 안 남았네요;;)

사실 블랙코미디라고 해서 극 내용도 대충본터라
따뜻한 가족얘기를 예상하고 갔다가 아버지 역 하신 분이 소세지 던질 때 진심 놀랐다는;;;

초반엔 조금 집중하기 힘들었어요(특히 자리가 없어서 임시방석 자리에 앉은터라ㅠ)
뭘 하고 있는 건지, 왜 저러고 있는건지 금방 파악되지는 않더라구요;
물론 나중에 다 나오지만 두철이 장봐온 봉지를 뒤지며 당황한다던가 뭐 그런거요
근데 삼 부자가 하는 연극이 약간 과장된 만담처럼 진행이 되서 조금씩 웃으면서 보는데
중간중간 아버지 때문에 묘한 긴장감을 느껴서 애매하게 웃게된달까;

그리고 김리가 등장하면서부터 숨겨진 갈등과 진실이 폭발하는데
아- 두철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바다를 걷는 상상을 한다며 연변말투로 이야기 하는 씬에서는
정말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구요.. 아직도 그 말투와 목소리가 아른아른;
그렇게 순도 100%의 순수한 고백이 또 있을까 싶었던..

그리고 또 서울에 대한 묘사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도 거기에 상처받고 그들만의 세상에 스스로를 가둔 것 같았거든요
여튼 아버지 역할 하신분... 진심 무서웠어요;;ㅠ

한철이가 창문을 바라보던 씬도 좋았구요ㅠㅠ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쓰다보면 스포가 될 거 같아서 그만해야겠네요ㅋㅋ
여튼 마지막 장면까지 잊혀지질 않네요ㅠㅠ

연기하신분들, 연출하신 분들 다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후기가 하나밖에 없어서 추천하고 갑니다~
배우들 연기도 참 좋구 극내용도 가슴이 먹먹한게 좋네요
네 분 모두 공연 내내 왔다갔다 하며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남은 공연 무사히 마치시길.. 좋은 공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