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보니 머리에 상처가 있었고, 유치장이라고 말한 남자.
어제 무엇을 했는지 모르고 오로지 돈을 구해야 된다는 생각뿐이다.
자기전엔 1994년 5월1일. 자고나니 2009년의 시간..
늘 멍한삶을 살고있지만 그때 그시간과 사건은 선명하게 기억한다.

장미를 보면 가족이 생각나는 한남자.
자신이 기억하는 어제는 15년전이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놀란다.
과거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어버린 충격인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고 하지만 그에겐 그렇지 않은것이고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생각과 삶이다.

어떤 상상을 하거나 새로운 장면이 바뀔때면 감미로운 가야금 연주가 서글프게 들려온다.

템프파일. 저장하지 않은 파일은 지워진다.
아픈과거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남자와 현재 우리의 모습을 묘사한다.
하지만 우리들 또한 범죄자로 취급한다면!?

형사끼리 대화하는 모습도 리얼하고 사실적이었다.
폭력을 거침없이 휘두르고 버럭 소리지르고 욕을 하고..

사회에 대한 부조리와 비리적 요소롤 함께한 공연이었다.

누군가에겐 사소한 것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아주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살인의 추억''의 분위기를 느꼈다.

두렵고, 광기섞인 배우들의 모습도 인상에 남는다.

언젠간 우리삶에 찾아올지 모르는 오해들을 생각해 본다.

한사람의 욕심에 무참히 인격모독과 의미없는 존재가 되는 것.
무의식적으로 삶을 어둡게 만들기도 한다.

뛰어난 연기, 구성, 연출.
극적인 긴장감...이 모두 뛰어납니다.


가장 아쉬운점은
아리랑 소극장 위층에 타공연장때문에
쿵쿵 소리가 많이 들린다는점.

그러나 이런 악환경에서도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는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