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부딪쳐서 치이는 세상속에서 이 극은 참 꼬옥
닮은듯 허나 나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속에서 꿈을 쫓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듯하면서 극속에 또다른 극이 있는듯.
먹먹하고 끝부분은 나도 모르게 찡했다.

어쩌면 나 또한 저리 이기적으로 숨쉬고
내뱉는말들이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을수도 있다는 생각과
말한마디가 누구에게 생채기를 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툭 털어 놓을 수 있는 공간 내뱉을 수 있는 휴식같았던 극이였다.
먹먹함이 동시에 안겨줬고 막공전에 한번 더 보고싶은데
막공주에 봐버렸으니 한숨이 포옥 나오더라.

매력적인 연기파배우들의 감정의 부딪침 그리고 폭팔하는듯한
한계점 등등등...조금은 다듬어야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허나 이극은 참 이끄는대로 보면 좋을극임에는 분명하다.

누구나 청춘에 한번쯤은 방황 그리고 고민 현실에 부딪치는데
그것을 푸는것은 결국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그리고 기댈수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행복이아닐련지....

인물과 인물과의 감정 그리고 두개의 극이
충돌하면서 캐릭터간의 매력들이 느껴진다.
특히 배우의 연기는 정말 치열함의 팽팽함 그리고 폭팔적인
조금 연결성이 떨어지긴 하는데 가격도 너무 착해서
보고나오는데 미안할정도였어요.

로미오와 줄리엣과 보통사람들 극단에서의 감정의 대립
그리고 풀리지 않는 이야기속에서의 갈등
뭔가뭉클하기도 하고 무대공간에 객석이 함께 있는구조라서
그런지 신선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연기를 생생하게
바라볼수있어서 참 좋았어요~!!!!

극단 홍차의 "그냥 청춘, 여름". "그냥 청춘"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전편은 보지 못했다. 연봉 180만원에 공사판에서 일을 하면서 연극의 꿈을 놓지않는 철수, 서른셋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출을 맡는다. 그러나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보다 극단 내 사람들과 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맡은 배우는 극단 내 커플이다가 헤어져서, 사랑하는 연인 역할에 몰입하지 못한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주인공 역할을 맡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다 무대 위에서 뻥 떠뜨린 필구, 필구와 동거하다 그에게 차인 매니저, 10년동안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단역과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는 목수, 뜨거운 무대를 만들기에 현실과 무대 사이의 갭이 너무나 크다.

아쉬웠던 점은, 철수가 선배의 제사를 지내며 하소연을 하고, 선배의 귀신과(?) 뜨겁게 송골매의 노래를 부르고 나서 다른 갈등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극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된 것인지, 극 말미에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한다. 둘은 끝내 무대 위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남은것인가? 로미오 역의 배우가 극단을 떠나기 때문? 아니면 그냥 청춘, 가을을 만들기 위한 열린 결말인가?

스물 여섯, 이라는 나이.
아직 마냥 어린 것만 같은데 어느 새 꺾인 이십 대에 접어든 나.
이제는 ''소녀''라는 말보다 ''아가씨''가 어울리고
청춘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중학교 때 배웠던 민태원의 ''청춘예찬''에서는 분명,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라고 하였건만
지금 이 시대의 청춘은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듯 하다.
터무니없이 비싼 대학 등록금에 아르바이트에,
취직을 위한 스펙 준비에, 연애에, 데이트 비용 마련에,
학점 경쟁에, 영어 공부에......
대체 꿈을 향해 달려나갈 시간은 언제 있는 것일까?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사람은 오히려 다행이라 하겠지만,
어렸을 적 자신의 꿈을 완벽하게 이룬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


이 연극은 청춘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지금의 나에게
''청춘''이라는 과연 무엇인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과연 내가 바라던 길이었는지를,
나는 내가 꿈꾸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게 했다.

어쩌면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한 극단에서 사람들이 연극을 하고, 연애를 하고, 헤어지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꿈을 좇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
그렇지만 정말 평범하기에 가슴에 찡 닿아오는 것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극 중에서 배우 둘이 함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른 부분이다.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 나보고 그대는 얘기하지...
그래 아마 난 세상을 모르나봐 / 혼자 이렇게 먼 길을 떠났나봐...''
세상의 험난함을 모른 채 자신의 꿈만을 믿고
연극판에 뛰어난 사람들.
하지만 꿈이 있기에, 그 꿈을 찾아 헤맸기에, 울고 웃었기에
후회는 없을 사람들.

그 노래를 들으면서 나의 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다닐 무렵 어른들에게 들었던 ''아직 어려서 세상을 잘 모른다''던 그 말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욕심이 없다고, 시야가 좁다고, 꿈이 작다고 질타하던 그 말들이
잊혀졌다 생각했지만 가슴에 박혀 있었나 보다.
어쨌든 나는 내가 원하던 직업을 가졌고,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생활하고 있다.
때로 힘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원하던 꿈꾸던 이상과 너무 달라서,
현실과 타협하는 내가 싫어질 때도 있지만...
연극 속의 노래처럼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진실로 원하던 꿈이었으니까.


나는 아직 젊다. ''청춘''이다. ''청춘''의 한 복판. 어쩌면 아직
그 초입에 서서 서성거릴 뿐일지도 모른다.

더, 열심히, 후회 없이,
살아가야겠다.

이 연극은 4월 28일이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알고 있다.
연극은 끝났지만, 아마 배우들의, 사람들의 연극은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에 또 좋은 공연을 보러
대학로를 찾고 싶다.

극중극의 매력을 다시한번 느끼고 왔어요.
극에 더 심취하면서도 배우들과 더운 교감할 수 있는 것같아요.
각각의 이야기를 이해하면서 나의 청춘은 어떤지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