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은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사람이 무대를 가득 채우기란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여러배역을 하면서 서로 다른 느낌을 전해주었다.
시대상황으로 인해 아픔을 간직할 수밖에 없었던 한가족의 이야기
딸의 결혼식날 모시로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준 아버지
모시로 만든 드레스를 입은 딸의 모습을 보니 마음한켠이 아파왔다.
2시간동안 김성녀씨의 멋진 연기와 노래로 가득 채워진 멋진 공연이였다.

혼자서 10가지도 훨씬 넘는 배역을 2시간 내내 완전하게 소화해낸 배우 김성녀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엄마와 함께 갔는데, 6,25동란을 경험하신 터라 과거를 생각하시면 몰입해서 아주 재미나게 보셨답니다.
또한 연극이란 게 그렇듯, 관객과 호흡하는 '계란'파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으며 저절로 미소짓게 했습니다.
김성녀님께서 건강이 허락하시는 한 매년 공연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고픈 공연입니다.

모노드라마를 거의 관람하지 않는 편인데(배우가 힘에 부치면 관객도 부담스러워 지는 것 같아서..), 워낙 평이 좋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작품이라는 것과, 배우의 역량이 어떠해야 함을 십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참, 좋구나..'하는 맘으로 공연장을 나설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김성녀씨 연기 넘 와닿고 자연스러웠어요`
오버하지 않아서 좋았구요,
가족들이 함께 온 분들도 많더라구요,,
감동적인 시간, 기억에 오해 남을 것 같네요..

"형제님, 하나님을 받아들이세요. 하나님을 믿으시죠?"

"난 인간의 사랑을 믿습니다. 그 뿐입니다. 인간의 사랑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거에요."


3시 시작 공연을 2시 59분, 아마 꼴찌로 들어간 후 연극이 시작됬다.
운이 좋아 VIP석에서 볼 수 있던 건 정말 행운이었다. 김성녀님의 연기가 표정부터 발짓 손짓 뭐하나 거리낌없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작이 일본인이 쓴 스페인 모녀의 이야기란 걸 나중에 알고서 꼼짝없이 한국 것으로 믿었을 정도로 진행이 말끔한 진행에 한번 더 놀랐다. 소재 번역이나 대사 쪽에서 외국 것이라는 게 확 느껴지는 번역 작품을 봤을 땐 왠지모를 위화감이 느껴졌었는데..

앵콜공연에 마지막을 하루 앞둔 김성녀님의 연기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첫 인사부터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어서 오랜 시간 준비했을 하나의 이야기를 뱉어내는 동안 보였던 수많은 다른 사람들..
그리고 "그 떨림은 내 가슴에 흙이 덮힐 때까지 잊지 못할 거에요" 대사가 나왔을 때,
난 그야말로 저 대사가 내 가슴에 묻히는 광경을 목격했다. ==;; 문장이 연기가 됨으로써 이렇게 가만히 잊혀지지 않도록 스며들어올 수 있다니 대단한 연기었다.



벽 속의 요정의 정체를 알았을 때부터 줄거리는 맑개 갠 풍경처럼 훤했다. 꽤 흔한 소재였고 다양하지만 평범한 캐릭터에 예상되는 결말. 하지만 무릇 별등급은 이 모든 것을 얼마나 맛깔스럽게 꾸미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것을..
'아, 이제 상황이 좀 꼬여서 복장 터질지도 모르겠네' 싶어서 불안감에 종종거릴 때마다 재치있는 유머로 상황을 격하지 않게 바른 결말로 이끄는 대사와 연기가 일품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으로 감정과 동정을 요구하는 연기가 아니라
남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면서 감성을 이끌어내는 이 개운하고 바람직한 연극은
울컥하는 가슴이 아니라 식은 머리속에 기억됬다.


다만 당황스러웠던 건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고 가족의 소중함이나 인생은 아름다워를 느꼈다고 말하는 거였다.
내 눈에는 40년 동안 벽장이랑 다락방에서 죽은 듯 살아야 했던 인생이나 그걸 수발들어야 했던 인생이 행복과 아름다움으로 비춰지기엔 무리가 있었는데..
그 때 느꼈던 감정을 뺀다면 여운을 기억시키는 좋은 연극이었다.
앵콜공연 한 번 더 뛰어주실 순 없나 바라게 될 정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