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인형극이겠거니했는데...첨부터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몸의 미세한 움직임들, 표정...이런 멋진 공연인줄 알았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갈걸^^

배우들이 직접 인형이 되어 연기하는 2시간 동안 그들이 그려내는 환상 속에서 우리는 포로가 되었다.

쌍둥이들의 삶을 통하여 유태인 학살과 2차 대전 전후의 상황을 보여주는 어두운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쌍둥이들과 그들의 할머니가 그려내는 거칠지만 따뜻한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손자들을 '개새끼'라고 부르는 할머니의 실제 마음은 '우리 강아지들'이다.

일제 강점기와 이에 일제에 대한 청산 없이 시작된 미군정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한 이들의 이야기는 나라와 이름만 바뀌었을 뿐 우리의 이야기였으며, 사랑을 거칠게 표현하는 방식이 투박한 우리들의 표현법과도 닮아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장이다. 객석이 깎아지르듯 높았고, 거의 무대 중앙만을 사용하기에 사이드 쪽에 앉은 사람들은 공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해외 극단이고, 극단 자체가 얼마 공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최측에서는 당연히 좋은 공연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욕심을 냈겠지만, 시각선을 고려하여 객석도 과감히 자를 수 있는 용기도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