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인터파크에서 공연 이벤트 연극 -서른, 엄마-를 초대를 알려주는 문자가 온 후 마흔을 훌쩍 반이나 넘기고, 아이들도 중학생으로 훌쩍 커버린 지금 공연 내용을 대충 훑어보며 잠시 초대에 응해야할 지 망설여졌다.
그러나 홀로 공연보기에 목말랐던 나로서는 -기.꺼.이.- 그 초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러워서 서른, 어설퍼서 엄마...........
제목이 주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가 공연 전체의 내용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정감있는 인형들을 소품으로 활용한 연출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배우들의 작은 속삭임 하나도 놓칠 수 없도록 몰입했던 한시간의 공연...짧지만 깔끔하고 진지했다. 코믹한 웃음뒤에 찾아오는 심장의 작은 울림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내가 지나왔던 시간들이 거기 있었다.
내가 소망했던 시간들도 거기 있었다.
내가 발을 동동 굴렸던 두려움도 거기 있었다.
내가 놓지 않았던 희망 한 조각도 거기 있었다.
나의 그리움의 조각들도, 후회의 시간들도, 모두 거기에 있었다.
-나도 아기였던 때가 있었는데...난......어떤 아기였을까?......
난 어떤 때 행복해하는 아기였을까?-
여배우의 독백에 가슴이 찡했다.
아마도 내가 풀지 못하던 숙제의 답이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내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고 싶은 바램.....그 숙제의 답은.........
내가 행복했던 때를 기억해내는 것...일지도
=당산역=
다음 정차할 곳은 당산, 당이 있는 산입니다.
내리실 곳은 마음이 쉬는 곳입니다.
마음이.........쉬는 곳.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까?..............뭘?.......(미소) 그러게........
이 녀석은 잘 해내겠지?..........(미소)뭘?......그냥.....자기 삶 살아가는 거..
(고개끄덕끄덕)..응...........(고개끄덕끄덕).응. 우리처럼.
까마득한 옛날 아이였던...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었던 그리고 한 사람으로 평생 고민하는 누군가의 이야기......언젠가 아이었고 어느새 아빠가 되었던 그리고 한 사람으로 평생 성장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이번 정차할 곳은 아현, 아이고개 역입니다.
내리실 곳은................
그렇게 여운을 주며 끝내는 연극 -서른, 엄마-
잔잔한 감동과 조용한 용기를 슬그머니 내 안에 심어 준 연극이다.
동숭동의 거리는 늘...........그렇게 정겹고 포근하다

예비맘들에게 추천하고 파요~
인형들과 목소리가 어울러지면서 연극에 점차 빠져들게되요~
예비맘과 예비아빠가 함께 가보는건어떨까요?

유모차를 끌고 공릉역에서 혜화역까지 정말 힘들게 왔었다.

아이와 볼 수 있다는 특별한 이벤트 3시 공연을 보기 위해

환승을 3번이나 해야하는 모험을 무릎쓰고 가서 본 연극 '서른, 엄마'

신종플루로 인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연극관계자들은 의자마다 세정제로 소독을 해주셨다며 걱정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7개월인 민규를 데리고 연극을 보는 내내

우리 아이가 찡찡거리기도 하고 소리도 내기도 해서

연극인분들이 힘들어하실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얼마나 배태랑이신지 전혀 흔들림 없이 연기하셨다.



정말 사랑하고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던 순간, 아이를 낳던 순간..

그 후.. 육아의 길은 너무나도 힘든 것이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

천사같던 아기가 점차 독재자로 변하는 모습을

아기인형 얼굴의 크기와 몸뚱이가 크게 변하며 웃음을 빵빵 터트리기도 하며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의 힘든 속마음을 시원히 알려주기도 하고

회사에서 일하랴 아기한테 시달리랴 부인한테 바가지 긁히랴..

아빠들의 마음도 훤히 보여주고 있었다.



순환선인 2호선을 타면서 4개의 역을 지나치고

(애오개, 000. 강남역, 당산역 -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안난다.. 아마 민규가 찡찡거리는 바람에 듣지 못했던 거 같다..)

집을 나온 주인공 엄마와 애를 앉고 무작정 따라왔던 남편은

지난 날을 추억하며 생각 속에서 답을 찾아내며 연극이 끝난다.

정확히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생각해보라고 우리의 기억들을 회상하게 한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안겨준 '서른, 엄마'

나도 한때는 우리들의 엄마 아빠의 소중한 애기였으며 힘들게 만든 아기 였을 것이다.

나의 듬직한 두명의 아들들... 힘들고 지친 순간들이 있지만은

행복했던 순간이 더 많고 그 기억이 힘든 순간보다 더 오래감을 기억하기로 했다.



정말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가는데 1시간 반정도의 소요시간이 있는지라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달려가 울 큰아이 찬규를 데리고 왔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연극인들과 찍기도 했던데... 아쉬웠다.. ^^:



통쾌한 웃음과 짠한 감동..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할까..

맘속으로 슬며시 답을 전해주는 연극 '서른, 엄마'

내가 태어나서 본 2번째 연극 '서른,엄마' 는 그렇게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이제 막 엄마, 아빠가 된 부부의 이야기는 공감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여주는 것에만 그쳐서 좀 아쉬웠어요.

처음 보는 인형극 신선하고 너무 재미 있었어요 ^^
아이가 없어서 공감은 못했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