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6대가 함께 하모니를 이루는 것도 멋있었는데 사물놀이가 더해져서 굉장히 그랜드하고 흥겨운 공연이었다. 무대 연출도 좋았고 곡들이 어려운 클래식이 아니라 한국 정서에 잘 맞는 것이어서 감동과 재미가 모두 있었던 공연이었다. 같이 관람한 지인들도 남녀노소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고 시간 가는줄 모를 정도로 멋진 공연이었는데, 퀄리티 높은 이런 공연을 화성 시민 할인으로 반값에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같은 피아노도 치는 사람에 따라 강약은 물론 소리마저 달리 들리는 것 같았다. 사물놀이도 신나고 힘차고 상모돌리기까지 아름다웠다. 그러나 함께하는 순간 귀가 따가웠다. 악기 음량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마이크를 쓰니! 트라이앵글 소리는 미미하다. 피아노는 배경을 이룬대도 너무 작게 들리고, 꽹과리나 장구는 아주 컸다. 기합은 또 악기소리로 얼얼한 귀에는 너무 작게 들려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었다. 어디에 귀를 두든 괴로웠다. 결국 곡 정점에 스피커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5초가량 났다. 작곡가가 직접 지휘한 곡은 또 너무 완벽해서 뒷배경에 나오는 화성의 아름다운 경치 같은 건 하나도 눈에 안 들어왔다. 생으로 듣는 거랑 마이크 통해 스피커로 나오는 거 차이가 커서 이 점만 고쳐지면 그래도 연주하는 몸짓들마저 춤 같아서 멋있었다. 다만 귀가 진짜 물리적으로! 아프고! 그게 공연의 호감도를 크게 저해하니 악기들 특성에 맞게 마이크 배치를 꼭 다시 고려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