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018 멜로디 포레스트에서 이승환님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공연이나 특별한 일에 관심 없던 동생이 함께 이승환님의 공연을 보고는 지금까지 멜포에 나왔던 가수 중 단연코 최고의 무대였다며 이승환 콘서트를 가고 싶다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알아보았지만 그 당시엔 너무 비싼 티켓 값에(아마도 디너쇼처럼 굉장히 길게 하는 콘서트라 금액이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승환 공연을 다시 가자는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언젠가는 가리라 다짐만 하다 코로나19가 터지고 공연은 꿈도 못 꿨다. 동생도 나도 결혼하고 바쁘게 살았다. 종종 살만할 때면 이제는 그 비싼 공연 갈 수 있는데.. 하기도 했었다. (ㅋㅋㅋㅋ)
4/9 생일을 맞이하여 남편과 함께 드디어 이승환 콘서트를 예매했다. 동생의 부럽다는 이야기는 덤이었다. 예매는 가히 피켓팅이었지만 어쨌든 꽤 좋은 자리를 얻었고, 부푼 마음으로 공연장에 도착했다. 생일이라고 차에 타기 전 남편이 준 꽃 때문에 기분이 무지하게 좋았던 것 만은 아니다. 난 음악은 잘 모르지만, 하여튼 그 공연을 다시 본다니 좋았다.
우리 남편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음대를 중퇴하고 방송 일을 하는 시크한 사람으로서 웬만한 연예인 칭찬은 단 한번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남편과 콘서트에 가게 된 것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라는 노래의 스토리를 들어봤냐며 너무 멋있다고 갑작스럽게 이승환이라는 가수를 칭찬했기 때문이다. 너도 나없이 그렇게 살라고 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4년 간 멜로디 포레스트에 가면서 본 수 많은 가수 중 단연 최고의 공연력을 가진 가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연을 다시 본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시크한 남편의 후기가 걱정되기도 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남편이 처음으로 한 말은 ''''공연에 왔는데 귀가 안아프다. 최고다.''''라는 말이었다. 왼쪽 귀가 좋지 않아 공연장에 다녀오면 늘 귀의 피로를 호소하던 남편이었는데, 귀가 아프지 않다고 한다. 이승환 역시 사운드에 대가라면서. 그 후 남편 플레이리스트는 온통 이승환이다. 함께 즐겁게 듣고 있다.
지난주 프로지만 공연은 익숙하지 않은 가수의 콘서트를 우연히 다녀왔다. 남편은 그 콘서트 내내 이승환 콘서트 후기를 들려줬다. 이승환 콘서트 보다가 이거 보니까 조명때문에 눈이 아프다. 사운드가 엉망이다. 화음이 안 맞는 것은 가수탓이 아니라 사운드 때문이다. 이승환이 세계 3대 음악공연이라면 이 공연은 유치원 학예회다 등등.. 이승환 팬클럽 회장님 같은 이야기를 한껏 늘어놓고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또 이승환 노래를 들었다. 데뷔 1년차 가수가 어떻게 이승환을 따라갈 수 있겠어라고 말하며 좋은 선구자 같은 사람이네- 라고 이야기 나눴다.

이승환 가수님의 긴 세월이, 긴 업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2시간 30분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딱! 공연은 없어서 ''''당신이 원하는 바로 그 콘서트''''를 가려고 합니다.
이승환님이 농담으로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어차피 내 공연 자주 오는 사람들, 돌려막기 한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돌려막기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시간, 호화로운 사운드, 즐거운 무대 감사합니다. 오래사세요. 건강하시고요.

좋은 공연이였는데 앵콜 마지막에 어사그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엥??요런 느낌..

좋았네요.

전곡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

그 때의 환님은 이랬구나.
그 때의 내 옆자리 관객들은 이랬구나...
추억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