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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떠나기전날. 교내 라디오음성으로 기대된 설레임의 목소리로 들려온다.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 사건내용과 함께 제주도 한라산까지 오를 계획이었던 그들.
부활정 수난 주간에 떠난 수학여행기간.
그들은 마치 이모든걸 준비하고 맞춰간듯하였다.

각자 다른 모양과 크기의 캐리어 이동은 활기차보이지못해 조급하게 이동하며 지나간다.
급작스럽고 순식간에 사고를 알리는 단절됨.

이세상에서 처음듣는 공포소리.
너도 떨고있구나..

사는지 죽는지 모르는데 ''천천히''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얼마나 구출된지 아무도 모른다.

봉사자들, 희생자가족들, 기자들, 그리고 주검 하나하나 섞인 한 공간속.
춥고 떨리는건 그들도 마차가지 일것이다.
내가 천국에서 보겠다는 다짐.

진짜 놀란 사실은 이제부터 들려준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인사말.
두꺼운 쇠문을 부수고 물은 차가웠지만 발가락은 오물아져 있다.
손을 내밀면 시신이 막 잡히고, 손은 뒤틀려있고 손톱도 빠져있다.
그리고 그곳을 벗어나고 싶지않는 심정을 대변한듯 물에 뜨지않는 시신.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배안에서만큼 즐거웠던 그들의 모습.
''선장''이 도망가고나선 ''반장''이 ''선장''이 되었다.

수건돌리기 놀이처럼 어른들의 책임돌리기. 결과는 ''유기치사''.
(보호하면 죽지않을 사람을 보호하지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

판소리 ''심청가''는 마치 누군가의 희생의 재물을 말하듯 절묘한 아우성으로 바뀌어 들린다.

그들은 우주까지 떠돌다 현재 ''명왕성''에 머물러있다.
하나같이 말하고싶은건 미안함과 고백.

태양별의 맨끝 ''명왕성에서'' 의 그들만의 라디오방송은 계속된다.
편지사연, 위로의노래, 사과, 그리고 어느덧 졸업.

우리는 끝없는 여행을 하고있다.
''혹시 다음에 만나도, 알아보지 못해도 서운해하지 말아요..''

이제 쇳덩이는 괴물처럼 변해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남아있는자들의 긴 애도.
꿈에서라도 나와달라는 간절함.
너무 답답할땐 마음으로 전화를하고 마음으로 듣는다.

내 기억이 사라지기전에 불러보고싶은 이름 ''엄마아빠''.

...

한배우의 인터뷰글처럼 ''재연은 했지만, 더이상 재현되지않았으면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희생자 가족들과 잠수부들의 증언, 인터뷰 사실을 토대로 너무 실감케 다가왔다.

모든 음성이 물속 울림으로 다가온듯하였다.

어쩌면 베리어프리 자막이 들리지않는 희생자들의 음성을 대변해준듯하였다.

보는동안 눈시울이 뜨거웠지만 공감하려고 집중하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기약 없이 기나긴 수학여행을 떠난지 벌써 5년
남겨진 사람들의 미안함과 슬픔, 가슴의 상처들을
명왕성으로 떠난 아이들이 토닥여준다.

5년이 흘렀음에도 쉬히 치유되지 않는 그해 4월.
반복되지 말아야할 어른들의 잘못들...

''그대로 멈춰라''를 부르며 아이들이 춤을 추고 놀때는 마음이 찢어졌다.

아프다

피해자의 말을 옮기면서 재현의 윤리에 대한 고민이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제작진 중 재현의 윤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적 없는 분들은 이번 계기로 찾아보시고 다음에 좋은 공연 해주세요. 같은 소재로 마음 아픈 사건을 다루더라도 다른 표현이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평을 듣지 못해 안보려고 했는데...

연극은 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의 상황과 기억을 비유나 상징적인 내용 없이, 무대 위에서 하나하나 상세하고 직설적으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유가족들과 잠수사의 증언, 친구들의 편지와 메모, 인터뷰 등을 토대로 구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육성을 그대로 옮긴 대사가 많아서 배우들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쉬는 시간 없이 거의 120분 동안 사건을 순차적으로 꽤 상세하게 그려냅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고등학교의 방송반 모습, 사고 이후 가족들의 참담함, 구조되었을 것이라는 희망, 현장에 있었던 의경, 자원봉사자, 기자, 그리고 잠수사의 무거운 심경과 기억, 기울어지는 배 안에서 무서워했을 학생들의 모습, 사고 이후 도시를 떠난 살아남은 학생들, 떠난 자식을 생각하며 가슴이 찢어지는 유족, 시신 수습 중 사망한 잠수사에 대한 추모 등등. 이보다 더 자세하게 세월호의 시작과 끝, 그리고 현재를 그리기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배우들의 부담이 느껴지는 무거운 내용이지만 연기는 훌륭합니다. 극의 중간중간 삽입되는 노래부분을 조금 줄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연기와 무대, 스토리텔링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