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4요소...희곡, 무대, 배우, 관객 이라 했던가!

1. 가볍지 않다고 무거운 것은 아니다. 외면해버리기 쉬운 삶과 죽음의 문제
2. 3면의 벽과 의자, 우산과 물의 무대
3. 절제된 듯, 무질서 한 듯 현대인의 삶의 고통을 표현하는 배우
4. 그리고 나

이 연극에 참여한 관객으로서 무언가 시원하게 해결되진 않았지만 공감 그 자체로 힐링이 된 연극이었습니다. 연출가님, 배우님, 이 작업에 참여한 모든 스탭분들의 노고와 정신으로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갈매기로 유명한 안톤 체홉의 작품이고 정극이라 생각해 부제는 생각도 않고 관람.
세자매 책이라도 읽고 올걸, 사전 조사라도 좀 하고 연극을 볼걸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던 연극.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무대의 배치와 색감, 이어...
배우들이 등장하는 방식, 이동하는 무대, 붉은 색이 주는 메시지와 계속 쏟아지던 비, 그리고 자전거.

총체극이라 했던가.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의 연출과 전개가 어렵기도 신선하기도 했던 작품.

등장인물들은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해라고 말 한다.
일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불가결의 수단이지만 어느 순간 그 것에 매몰되곤 하는 것. 또 인물들이 입에 달고 살던 모스크바.. 그것은 아마 우리가 지향하는 파라다이스 혹은 안식처가 아니었을까? 그들은 그렇게 모스크바로 돌아갈 그 날을 갈망했지만 아무도 그 곳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피곤한 날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한 날들, 또 가면 쓴 자의 농간으로 인해 끝내는 마지막까지 거머쥐고 있던 것들을 놓치고 말았다. 정작 다른 꿈을 꾸었던 외부에서 온 자만이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것이 인생인 것일까.

이번 작품은 어렵군, 좀 더 예습을 할걸 하면서 관람을 하던 나는 어느새 인물에 동화되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의 비극 속에서 혼자 웃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
누군가는 나 혼자라도 살아남아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행복이라 꿈을 이룬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

강렬했던 감상편을 때 지나 쓰려하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연극의 시작과 끝에서 보이는 수미상관의 연출이 꽤나 멋있었다.
그리고 작품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배우분들의 안전한 공연과 건강을 기원한다.

다시 보면 더 좋을 작품이다.

안톤체홉의 세자매의 원전의 큰틀을 가져와 생에 대한 고찰과 시선을 유지한 채로
극단피악의 인문학적 탐구와 성찰을 밀도 높게 공연에 채웠습니다.
연주, 넘버, 안무, 아크로바트, 퍼포먼스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적극 사용하여 미니멀한 무대에 화려하고 역동적이면서 또 절제된 공연을 완성시켰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순식간으로 느껴질만큼 몰입감있었습니다.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