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놀이중 유난히 여배우들의 멋진 활약과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광대란 한시대의 축소. 그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는 역할을 한다.

애절한 해금연주 소리가 간절함으로 들려왔다.
배우들 모두가 전통악기연주와 무대를 오가며 열연을 보여주었다.

원작은 늘 변함없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새로운 장르를 잘 표현해주었다.

고전에 대해서 풍부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라는 말에 또 두근두근 무조건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관람길에 나서게 되었다



권력욕과 정욕으로 형을 살해하고 형수를 취해 결혼한 삼촌,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의 도덕적 타락에 괴로워하며 복수에 대한 강박증세에 시달리며 죽어간

한 젊은 청년의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의 비윤리적이며 부도덕한 욕망의 결과는 죽음과 파멸을 가져온다는 인간의 보편적 진실을 말하고 있다.
권력을 탐하여 친형을 독살한 왕, 욕정을 못 이겨 시동생과 결혼한 왕비, 독약과 독이 묻은 칼에 찔려 죽어가는 이들 왕과 왕비.

권력에 빌붙어 대물려 충성하며 현명한 체 하다 죽음을 당하는 어리석은 재상.

세자를 사랑하다 버림받고 미쳐서 물에 빠져 죽는 재상의 딸.

아버지와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왕과 음모를 꾸미다 독을 묻힌 자신의 칼에 찔려 죽는 재상의 아들.

부도덕한 어머니를 증오하며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삶을 고뇌하다 삼촌을 죽이고 외롭게 죽어가는 세자.

이들의 삶은 결국 모두 죽음에 이른다.

욕망으로 뒤엉켜 죽어가 는 죽음의 잔치. 죽음은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는 게 무엇인지를 묻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인 햄릿을 한국적 감성으로 보여주는 햄릿코리아



햄릿의 줄거리를 따라가면서도

한국특유의 감성, 한국인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감성들로 변화한 작품이라 좋았다



더러운 욕망과 배신, 정의에 반하는 권모술수가 넘치는 이승에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법과 윤리, 세자로서 자식으로서, 우유분단함과 흔들림없는 신념과 소신에서, 회의와 비관에서

참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아버지의 혼령에 의해 마땅히 행해야하는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도

살육의 복수를 행해야하는 자신의 운명이 저주스러운 세자

천재일우의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고 자신을 합리화라는 세자의 모습들



햄릿 코리아는 도덕적 윤리적인 측면에서 마땅히 벌을 받아야하는 인물에 대한 한 사람의 복수극을 보여주면서도

"사람의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브래들리의 말처럼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것이 다름아닌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갈등하고 분열되는 세자의 모습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세상을 비웃다가도 금새 눈물을 흘리는 세자의, 배우들의 연기들

조연배우 한분 한분까지 나를 그 옛날 왕과 백성이 있는 그 시대로 이끄는 연기가 좋았다

(엄숙한 와중에 툭툭 던져주시는 소소한 개그도 즐거움")



다만 생각보다는 대사가 많지 않았다는 의외였고

실로 오래된 원작에서오는 스토리의 공허함이 아쉬웠다



아마도 오셀로를 관람했을 때처럼

고전을 고전그대로의 감성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우리의 일상과 보편적인 삶들이 너무 많이 변화하지 않았나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본이였고

무었보다 이 작품"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였다



사실 햄릿 코리아의 관람을 결정했을 때는

그저 햄릿이라는 이름때문에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탁트인 공연장에 들어서 내 자리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았을 때

더러움을 찢어내 위태롭게 그 깨끗함을 되찾은 듯한 길게 내려오는 무대장치와

어떻게 쓰일지 궁금한 우리의 악기들을 보았을 때 그때부터

햄릿이아닌 햄릿 코리아에 대한 기대감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사진촬영이 불가해 무대의 모습을 공유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처음에 보았던 그 무대장치는 조명의 밝고 어두움에 의해 그 자태가 빛을 발했고



어전을 표현하기위한 붉은 천의 그림

주인공들의 감성에 따라 요동치는

바다의 파도를 보여주기위해 배우들의 손에의해 일렁이는 천들이

단지 그 직물"의 표현이 한치의 부족함없이 마음에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악기들

심장을 울리는 징과 북, 꽹과리와 장구

슬픔과 아련함을 흘려보내주는 해금

위풍당당한 태평소

이름을 알 길이 없으나

주인공들의 마음의 웅성임을 들려주는 듯한 물기어린 유기그릇의 진동소리

장면 장면을 나누어주는 작은 악기 연주들이

귓가를 풍성하게 해 주었다



무었보다 이 모든 악기들을 배우들이 직접 연주한다는 것"

연주만으로도 대단함과 노력이 느껴지는데



배우들은 우리의 춤과 노래까지 선사해 준다

사물놀이에 어울려 사자춤과 상모돌리기, 한 배우를 통해 나오는 소리"까지



이 작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의 시간을 쌓아왔을지...

그 노력의 결과를 내 두 눈과 귀에 직접 담아올 수 있어서 행복했다

(두시간에 달하는 공연시간동안 한순간의 쉼 없이 음악과 연기를 모두 배우들이 이끌어야 하기에

결말에 다가갈 무렵 연주에 조금의 지침이 묻어나 안타까웠다)



특히나 나는 창"이라고 해야할지 소리"라고 해야할지

배우의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이분이 배우이신가... 무속인인가 싶게했던 그 소리

배우님의 소리가 찰나의 순간에 나를 장례의 의식 속으로

넋을 불러오는... 넋을 보내는 그 시간으로 이끌었다



의상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는데

쉴새없는 한국식 공연과 장면, 의상과 색채를 보고 있자니

영화 야연이 떠올랐다



야연을 관람했을 당시에는 그저 영화 자체로 즐거움을 느꼈었는데

햄릿 코리아를 보는중에 떠오르는 장면장면이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내용이며 의상, 독살장면 주인공들의 비극까지



이제와돌아보니 아마도 이 야연도

햄릿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나보다




...



하얀 상여가 가는 길...

가여운 영혼 영혼 모두 평안히 잠드소서

다음 생에는 부디 자신을 곁의 온기를 온전히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생을 받고 오시길...



거듭에 거듭이 계속되는 고전문학을

우리나라만의 감성으로

아름답게 훌륭하게 보여 준 차별화 된 공연



눈과 귀에 마음에

보석들이 가득 들어차게 했던 공연



부모님께 꼭 보여주고 싶은

세계로 나아갔으면 하는 공연이다



나만 관람하고 간직하기는 아까운 공연"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우리가 흔히 햄릿이라고 말하면 생각하는 문구입니다.
햄릿은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한 공연이 되어졌습니다.
서양의 연극으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극단 집현을 통해 한국적으로 재해석 되어졌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나라의 전통 장례를 표현하여졌습니다. 판소리와 북소리는 그 장엄함을 표현합니다.
아버지가 죽음에 이끌려 이승을 떠돌아 다니는 모습은 절제되면서도 인상적인 몸짓으로 첫 막을 열었고,
아들의 정신분열적 행동의 묘사 또한 닭살 돋을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연극 중심에 등장하는 광대의 놀이는 사물놀이, 사자춤 등으로 신명나게 표현되었고,
공연이 되는 동안 북소리는 관객들이 박자에 맞추어 박수를 치게했습니다.
한국적 문화의 요소, 음악, 장레, 판소리, 해학 등은 햄릿을 다시 한국적인 세계적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하였습니다.

외국에는 "한"이란 요소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햄릿코리아에는 이 "한"이 많이 설여있어서, 외국사람들에게 한국의 "한"을 설명할 때 햄릿 코리아는 이를 시각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공향인 영국 친구에게 햄릿코리아 이야기를 했더니 깜짝 놀래더군요. 그들의 연극이 한국적으로 재해석 되어서 공연되었다니 굉장히 놀라워했습니다. 역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