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한 연극이다.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거대 자본과 정신 사나운 무대가 범람하는 때에

기름기 쫙 뺀 기본에 충실한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정통연극 다운 면모다.


잡다한 것이 없다.


반복의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은, 대사의 변형에 집중하지 못한거다.


과도한 감정표현, 격양된 활동성, 촛점을 잃고 빠른 걸음으로 무대를 흐느적 거리는 배우들.


필연적인 이유도 없이 팔딱거리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해 사방팔방.

무엇을, 어떻게, 왜 말하는지도 모르는 떠드는 중구난방.


웃음 뒤의 페이소스.

절제의 미덕.

감정의 고저.

대사의 강약.



나는 좋다.

후기도 공연이 좋아서 썼다.


극단 우인은 발전한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뭔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친구와 함께 연극을 보고 온 다음날 얼마전 헤어진 남자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나서 인가요?

뭔가 더욱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그

너무 빨리 서로에 대해서 실증 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사람과 함께 하지만 왠지 모르게 느낌이 새롭네요

요즘 남자친구와 교전 중인 제 친구와 함께 보고 싶네요.

어제 여자 친구와 보고 왔습니다.
이별에 대한 생각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보았어요.사랑에 관해서두요.ㅠㅠ
마지막 공연도 얼마 안남았다니 안타깝네요.
그때까지도 항상 좋은 공연 보여주세요.응원할께요^^

2009. 03. 28 토 4pm

나온시어터

작, 연출 김태웅

출연 남자 1 이승훈/남자 2 구자승/여자 1 김정영/여자2 이상희



연극이 시작될 쯤 배우인지 조연출인지 모르겠지만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행운권을 뽑는다.

그런데 연극, 뮤지컬 경력 3~4년 차인데 오늘 같이 어여쁜 사람이 나온 적이 없다.

내 이 말 하고 싶었지만 심히 부끄러워 여기에 그냥 적는다.



그리고 내 옆 사람 행운권 추첨으로 승마권이 됐는데 말 타러 갔을까?

내심 다른 공연권이나 헤어컷 당첨을 기대했지만 나에게 행운은 아직이다.



이 연극을 보기 전에는 무척 어른스러운(?) 연극일 것이라 예측했지만

글쎄... 어른이 나오지만 참 구차스러운 대사, 황당한 장면도 많이 나왔다.

나온 배우들은 정극을 하나 듣는 우리에겐 희극이라 넘 웃겨서 킥킥킥킥 웃었다.



에피소드는 4개다.

남1+여1의 이별

여1+여2의 이별

여2+남2의 이별

남2+남1의 이별



이별의 말이 원래 치사하고 구질구질하다고 알고는 있지만 이것은 해도 너무할 정도로 웃긴다.

연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났는지 묻고 그들이 함께 부른 노래, 장소가 너무 빨리 가고 너무 늦게 남는다고 한다. 참 시적이다. 그리고 서로의 추억을 더듬는다. 같이 먹은 음식, 같이 간 장소, 서로 누가 사랑고백을 먼저했는지 대화를 나누지만 무대가 두개로 보일 만큼 이야기는 뚝뚝 끊긴다. 결국 연인들 미친 것 아니냐고 악다구니를 한다. 도대체 기억이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누굴 만나니? 어떤 꿈을 꾸니? 어떤 책을 읽니? 어떤 말을 하고 다니냐고 묻는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이별 밖에 없다.

네 개의 에피소드는 이렇듯 정해진 의식을 밟는다. 그리고 돌고 돈다.

싸우고 달래고 추억을 말하고 선물을 주고 또 울부짓다가 '반지'를 받는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물건 반지

하지만 이 연극 링링링링 에서는 '더럽다'라는 꾸밈말로 표현된다.

네가 내 것이라는 징표 반지, 하지만 구속은 결국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한 후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쓴물 만큼 구역질나고 추하게 느껴지나 보다.



반지를 집어던지듯이 하얀 꽃을 상대의 몸에, 바닥에 탁탁 치는데

내가 앉은 자리에서 날리는 꽃잎도 잘 보이고 심지어 꽃의 진한 향기마저 풍겨온다.

참,, 향긋한 자리가 아닐 수 없구나.



너 때문에 먹은 음식, 너 때문에 갔던 곳, 너 때문에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짓말...

넌 읽은 책이야....

떨어지는 빗방울 수만큼 널 사랑해

이 연극에서는 왜 이렇게 대사가 착착 감기는지.

특히 책으로 비유되는 말은 정말 가슴에 와락 안긴다.

다 읽은 책은 다시 거들떠 보지 않는다. 읽었다는 만족한 후 한 쪽 구석에 잘 넣어둘 뿐이다.

그리고 안 읽은 책을 들쑤시지.



대사 하나 하나가 시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또 현실적이다.

'네 구두가 말을 하잖아' ㅋㅋㅋ

대사 중 사각팬티에 대한 말을 하면서 花草인지 下草 인지 대사가 헷갈렸는데 아마 후자 같다.



비슷비슷한 대사 때문에 배우들은 힘들었을지 몰라도

보는 관객들은 참 많이 공감하고 웃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방긋!!

연극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했으면 한다.